기획재정부는 28일 김동연 차관 주재로 제44차 투자풀 운영위원회를 열어 한국운용을 연기금 투자풀 주간운용사로 추가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운용은 내년부터 4년간 연기금의 여유 자금을 운용하게 된다. 정찬형 한국운용 대표는 “2차 프레젠테이션(PT)에서 연기금 풀을 위한 전용 시스템 구축, 안정적인 기업 문화 등을 강조했는데 심사위원들이 이 같은 열정을 높게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기금 투자풀 주간운용사는 연기금의 여유자금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정부에서 4년 단위로 선정한다. 지난 11일 기준 총 54개 기금의 예탁 자금 규모는 10조6,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자산운용이 연기금 투자풀이 도입된 2001년부터 단독 주간운용사를 맡아왔지만 정부가 내년부터 복수 운영체제로 바꾸기로 결정하면서 한국운용까지 풀에 참가하게 됐다. 이에 따라 각 기금은 주간 운용사 두 곳 중 한 곳을 선택해 자금을 맡기게 된다.
이번 운용사 선정 과정에서는 한국운용외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이 응모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전체 평가의 70%를 차지하는 PT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PT 순서를 두고도 신경전이 대단했다. PT순서는 결국 추첨으로 KB-미래-한투 순으로 27일 진행됐다. 특히 PT에는 정찬형 한국운용 대표와 정상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조재민 KB운용 대표 등 수장들이 참석해 적극적인 구애 공세를 펼쳤다. PT에 앞선 모두 발언부터 마무리 인사는 물론 심사위원들의 질의에도 답변하며 효과적인 PT를 적극 도왔다는 후문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연기금풀 운용사가 당장 돈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다른 국내외 기관이나 법인 자금을 유치할 때 상당한 프리미엄이 될 수 있다"며 "이런 점 때문에 웬만한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공동 운용사 선정에 큰 관심을 두고 많은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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