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주가 때 아닌 여름감기에 신음하고 있다. 인터넷에 대한 정부 규제가 쏟아질 것으로 보이면서 그렇지 않아도 경기둔화로 고민하던 NHNㆍ다음 등 포털주들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코스닥시장에서 NHN은 전거래일 대비 1.63% 하락한 15만7,400원을 기록,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15만원대로 내려앉았다. 나흘째 하락세로 올 들어 30%나 빠졌다. 지난 11일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 개원연설에서 ‘정보전염병’에 대해 경고한 후 줄곧 약세다. 한나라당 일부에서 14일 포털의 뉴스 편집권을 완전히 포기하도록 만드는 신문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뉴스 서비스 제한으로 인터넷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제안한 신문법 개정안은 포털의 초기화면에서 뉴스가 차지하는 면적이 50% 이상인 매체를 ‘인터넷신문’, 즉 언론으로 간주하고 50% 미만인 매체는 ‘기타 인터넷 간행물’로 분류해 보도ㆍ논평 등 여론 조성 기능을 금지하고 있다. 개정안대로 법제화될 경우 NHNㆍ다음 등은 ‘기타 인터넷 간행물’로 분류돼 뉴스 서비스를 못하게 된다. 박재석 삼성증권 인터넷파트장은 “추진되고 있는 신문법 개정안은 정보 다양성 훼손 및 이용자 편의 저해를 초래해 국내 인터넷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에서도 포털을 언론으로 규제하는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NHN의 악재는 촛불정국부터 시작된 점유율 하락과 사행성 규제, 전반적인 경기둔화에 따른 광고 수익 감소 등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촛불정국의 수혜자인 다음도 규제 논란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날 전일 대비 2.86% 하락한 6만1,200원을 기록했다. 이틀 연속 하락세다. 일부에서는 이번 신문법 개정안이 실제로는 다음을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인터넷 서비스를 산업으로서 정의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이번 규제가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최경진 굿모닝신한증권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포털 관련 법률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명예훼손과 저작권 문제 등 책임 공방이 끊이지 않았다”며 “이번 기회로 명확한 포털의 사업영역을 정의하고 합의점을 도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훈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정부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지배하고 있지만 최근 나오는 법안 및 규제의 실효성 여부와 포털의 최근 실적을 감안하면 지금은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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