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파티'까지… 그 기업의 성공비법
실패 축하해주는 기업이 성공한다■삼성경제연구소 분석BMW '창의적 실수상' 혼다는 '실패왕' 선발창의적 성과 창출위해 독려·체계적 지원 필요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자동차업계의 거인 격돌에서 중간 수준의 기업규모로도 강자에 오른 혼다는 정기적으로 직원들 중에서 '실패왕'을 선발한다. 세계적 기업 3M 역시 프로젝트에 성공하지 못한 연구원들을 위해 '실패 파티'를 연다고 한다. 이들 기업은 성공하지 않아도 좋으니 두려워 말고 적극 도전하라고 직원들을 독려해 글로벌 강자가 된 사례로 꼽힌다.
일반 기업들은 실패를 부정적으로 인식하지만 창의성을 중시하는 기업은 오히려 직원들의 실패를 독려하고 축하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이 창의적 성과를 거두고 싶다면 직원들의 실수를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뜻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7일 '똑똑하게 실패하기'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따라서 기업들이 실패를 촉진하는 구체적인 평가제도를 만들어 성과창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지표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최대 디자인기업 아이데오는 관찰, 감정이입, 추상적 사고 등 실패할 수 있는 12가지 방법을 직원들에게 교육하고 3M의 경우 직원들이 끊임없이 신제품을 개발하도록 전체 매출의 30%는 반드시 최근 4년 이내에 개발된 신제품이어야 한다는 기준을 적용한다.
보고서는 부주의나 능력 부족에 따른 실패는 기업성과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창조적 성과 창출의 기반이 되는 '똑똑한 실패'는 사전에 계획을 세우고 인과관계를 규명하고 실패 이후 지식을 획득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BMW가 '이달의 창의적 실수상'을 선정하는 것도 똑똑하게 실패하는 기업의 좋은 사례로 꼽힌다.
실패를 감추기보다 드러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듀폰은 지난 1930년 우연히 나일론을 개발했지만 당시에는 실수라고 치부해 10년 후에나 제대로 시작했다. 보고서는 실수에 대해 처벌받지 않는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조성돼야 두려움 없이 실패를 드러내고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초기에 많이, 빨리 실패하는 것도 비용을 줄이고 창의적 산출물이 나올 확률을 높이는 방법으로 소개됐다. 다이슨이 청소기 프로토타입을 5127번 만든 끝에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 개발에 성공한 게 대표적인 예다.
마지막으로 실패경험을 자산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패로부터 얻은 지식에 새로운 관점을 응용하면 의도하지 않았던 창의적 산출물이 발명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진현 수석연구원은 "실패를 정복한 기업은 '누가 실패했는가'보다 '왜 실패하는가'에 관심을 갖는다"며 "실패를 통한 창조적 성과창출이 회사의 중요한 가치임을 확인할 수 있는 가시적 평가지표가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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