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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건축무한육면각체'
입력1999-04-27 00:00:00
수정
1999.04.27 00:00:00
「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이상의 시 「건축무한육면각체」의 첫구절이다.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은 이상의 시에서 얻어낸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96년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전 최우수작으로 뽑힌 장용민씨의 글을 「피아노 맨」을 연출했던 유상욱 감독이 영상에 옮긴 「건축무한…」은 좀 더 잘 만들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다.
유 감독은 『컴퓨터 그래픽에 사용된 예산은 1억5,000만원 정도로 「쥬라기 공원」에서 새끼 공룡 한마리를 디자인한 값도 되지 않는다』면서 『다소 미흡하더라도 애정을 갖고 봐달라』고 주문했다. 영화는 이상의 시에 담긴 비밀을 캐려는 다섯 젊은이들의 도발적인 모험을 그리고 있다. 다소 황당무계한 내용은 일단 「무한의 상상력」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접어둘 수 있다.
그러나 기술력을 따지지 않는다해도 「건축무한…」은 영화 컨셉에 걸맞는 긴장도를 유지하고 증폭시키는데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날 다섯명의 젊은이가 「MAD 이상 동호회」라는 통신동호회를 만든다. 이상(李箱)에 대한 대학원 졸업논문을 준비하던 신용민, 일간지 여기자 진태경, 핑크프로이드에 대항하기 위해 이상의 「오감도」가 필요하다는 카피켓, 이상의 그림이 필요한 캔버스, 그리고 가계의 비밀이 궁금한 장덕희가 그들이다.
모임을 주도한 장덕희는 다른 멤버들에게 이상은 원래 천재 건축가였으며, 일본의 금괴공장을 지은 설계자였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하야시라는 일본 1719부대장이 영생을 노리며 야릇한 짓을 했으며, 박정희 대통령이 그 부대 출신이었다는 사실도.
이들은 이상의 시를 소재로 한 가상소설을 인터넷에 띄우는데, 어디선가 검은 손이 나타나 카피켓, 캔버스등을 차례로 살해하면서 살아남은 자들은 그들의 상상이 사실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되고, 마침내 찾아낸 무한육면각체의 비밀건축 내부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벌어진다.
영화는 시종일관 긴박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고, 라스트신을 장식한 특수효과에도 애를 썼다. 그러나 여기자 역의 신은경이나 덕희 역의 이민우는 제 몫을 한 것 같은데, 주인공 신용민을 맡은 김태우의 어설프고 답답한 연기가 영화를 망치고 있는게 안타깝다. 유상욱 감독 역시 컷과 컷을 연결하는데 집중도가 떨어져 관객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우를 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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