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의 최대주주인 정책금융공사는 지난달 실사를 마무리하고 이번달 중 매각공고를 낼 계획이었지만 일정이 무기한 미뤄지게 됐다.
정책금융공사의 한 관계자는 21일 "8~9월쯤 주주협의회를 거쳐서 공고를 낼 계획이었으나 매각이 성사될 수 있도록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주주사의 의견이 있었다"며 "매각 자체는 연내에 진행하겠지만 공고 시기는 시장상황을 보며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AI 공개매각은 지난해 두 차례 추진됐지만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무산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성급하게 했다가 안 되면 또 1년 미뤄지게 된다"며 "시장상황 등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KAI 매각작업은 매각공고조차 무기한 연기되며 사실상 올스톱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KAI 주주협의회의 공동매각 시한인 올해 말까지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올해 말 KAI를 매각하지 못하면 주주협의회는 6개월간 약정기간을 연장하거나 아니면 주주들이 개별적으로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공고가 나더라도 매각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2,000억에서 1조4,00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인수가가 부담이다. KAI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현대중공업이나 대한항공에도 부담스러운 가격으로 평가된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실사까지 끝내놓은 마당에 올해 안에 매각을 못하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하다"며 "다만 지난해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매각 성공 확률이 높은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KAI 매각지분은 정책금융공사 전체 보유지분인 26% 중 11%를 비롯해 삼성테크윈 10%, 현대자동차 10%, 두산 10% 등 총 4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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