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2%가량 급등하며 7거래일 만에 하락세에서 탈출했다. 최근 낙폭이 컸던 은행ㆍ증권 등 금융주와 자동차ㆍ화학ㆍ정보기술(IT)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약세장이 일단락됐다기보다는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에 무게를 뒀다. 일일 거래대금도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투자심리가 냉랭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변동성에 대비한 조심스런 투자 관점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일에 비해 30.01포인트(1.94%) 상승한 1,579.93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27일 이후 7거래일 만의 상승세다. 이날 외국인만 유일하게 1,03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장을 끌어 올렸다. 특히 최근 하락장에서 낙폭이 컸던 은행과 증권주들의 반등세가 컸다. 은행주들의 경우 외환은행이 전일 호실적 등에 힘입어 7.81% 상승했고 우리은행도 3.95% 올랐다. 증시가 하락세를 멈추면서 증권주들도 오랜만에 강한 탄력을 보였다. 은행과 증권업종지수는 각각 4.5% 이상씩 급등했고 보험업종도 2% 넘게 올랐다. 박정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은행 등 금융주들의 경우 최근 단기간에 많이 빠진 데 대한 저가매수세 유입으로 급등했다"며 "미국 CIT의 파산보호신청 악재가 국내 경제에 간접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란 인식이 확산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하이닉스ㆍLG전자ㆍ삼성전기ㆍ삼성SDIㆍ현대모비스ㆍLG화학 등도 눈에 띄는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7일 만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증시에 특별한 호재가 없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거래대금 역시 전일에 이어 이날도 3조6,000억원대에 머물러 위축된 투자심리가 아직 복원되지 않았음을 반증했다. 일일 거래대금이 3조원대를 기록하기는 지난 3월 초 이후 처음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가 특별한 재료 없이 급등한 것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기술적 반등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최근 약세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도 "단기급락으로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발생하면서 기술적 반등에 성공했으나 하락장이 마무리된 것을 의미하지는 않아 여전히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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