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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대우채 국내은행 인수 검토
입력1999-12-03 00:00:00
수정
1999.12.03 00:00:00
안의식 기자
康재경.李금감위원장 "제안 거부땐 주력사 법정관리"정부는 대우그룹의 워크아웃을 원활히 진행시키기 위해 총 77억달러 규모인 해외 채권단의 채권을 국내은행들이 인수한 뒤 이를 다시 성업공사에서 사들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해외 채권단이 이같은 제안도 거부할 경우 대우 주력사들을 법정관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강봉균(康奉均) 재정경제부 장관은 3일자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SWJ)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해외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그룹의 부실채권을 국내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康장관은 『그렇게 될 경우 대우그룹의 구조조정이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도 이날 『대우그룹 해외채권 처리문제가 채권단과의 협상을 거쳐 다음주 초·중반께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국내 채권단이 인수해 성업공사에 넘기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용덕(金容德) 재경부 국제금융 국장은 이와 관련, 『대우계열사별 국내 주채권은행들이 중심이 돼 해외채권을 시가로 매입하고 필요한 경우 이를 성업공사가 재매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정부가 직접 매입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해외 채권단은 국내 채권단이 중심이 된 대우계열사 워크아웃 계획에 대한 동의를 거부하면서 일부는 자체적으로 소송을 진행시키는 등 국내 채권단과 마찰을 빚어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별도의 해외 채권단 대책이 없을 경우 대우그룹 해외채권 문제가 장기화하면서 대우그룹 구조조정에 암초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국내 시중은행들이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외채무의 규모가 커 문제가 되고 있는 회사는 ㈜대우와 대우전자·대우중공업 등으로 이들 3사가 총 해외채권 77억달러의 88.3%인 68억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대부분의 해외채무가 ㈜대우를 보증으로 한 것이어서 ㈜대우의 해외채무에 포함돼 있다.
변양호(邊陽浩) 재경부 국제금융심의관은 『정부의 생각은 대우 해외 채권단이 워크아웃에 참여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국내 채권은행들이 시가로 해당채권을 사준다는 것』이라며 『만약 이같은 제안도 해외 채권단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법정관리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邊심의관은 『이번 검토안은 철저히 상업 베이스로 국내 시중은행들이 시가로 해외 채권단의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벌처펀드의 성격이 짙다』며 『매입시가의 기준은 우리의 경우 실사가격이지만 해외 채권단은 이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협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국내채권단이 해외채권을 매입한다 해도 매입가격을 둘러싸고 상당한 마찰이 빚어질 전망이다.
안의식기자ESA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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