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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해외진출 고개 드는데… 정부 예산 삭감에 '발목'

무역개척단 파견사업등 참여신청 업체 증가 불구 지원 규모는 되레 줄어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로 주춤했던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 움직임이 올해 들어 다시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참가기업을 모집하느라 진땀을 흘리던 해외시장 개척단이나 국제 전시회에도 참가 희망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이를 지원하는 정부 예산은 작년보다 오히려 큰 폭으로 삭감돼 중소기업들의 수출시장 개척 기회가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9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수출 촉진과 해외 틈새시장 개척을 지원하는 무역개척단 파견사업에 대한 중소 업체들의 참가 수요는 경기침체가 이어졌던 지난해와 비교해 올들어 크게 높아졌다. 해외 전시회의 경우 전세계의 총 237개 전시회에 대해 4,815개사가 참가 신청을 접수, 지난해 211개 전시에 참여 의사를 밝힌 4,239개사에 비해 참여 희망 기업체 수가 11.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올들어 재정지원이 급감하면서 실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은 신청 기업의 40% 수준에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 예산은 조합이나 업종단체가 기업들을 모집해 해외전시회에 참가하기 위한 일부 경비(50%)와, 틈새시장 개척을 위해 중소기업들에게 해외 현지 바이어와의 상담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경비 등으로 사용된다. 이 가운데 해외 전시회에 대한 지원은 올해 100개 전시회, 총 1,932개사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36개 전시회 참가기업 2,612개사에 지원이 이뤄졌던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의 경우 60% 이상의 신청 기업에 대해 자금 지원이 이뤄졌다. 중앙회 관계자는 "글로벌 침체로 해외진출에 대한 기업들의 호응이 낮았던 지난해에는 신청금액 197억4,000억원 가운데 추경예산까지 포함해 155억원의 예산이 배정된 반면, 기업들의 해외진출 의지가 고조된 올해는 신청액 252억8,000억에 100억원만이 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예산이 전년대비 35% 이상 깎인 결과, 해외로 나가려는 기업은 많은데 자금 때문에 기회를 못 얻은 기업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바이오 및 의료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해외시장 진출 수요가 많은 의료기기조합의 경우 아쉬움이 더 크다. 조합 관계자는 "의료기기 산업은 세계적으로 매해 10% 가량 성장하는 분야로 기업들의 수출시장 개척 의지도 강하고 실제 성과도 많은 편"이라며 "세계 시장은 커지고 있는데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해주는 예산이 줄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한 전시회에 70~80개 업체가 참가하는데 지원금은 15개 업체 참가분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정된 액수를 여러 기업들이 쪼개야 하다 보니 오는 11월 독일에서 열리는 대형 전시회에서는 부스 수를 대폭 줄이고 부스 크기도 기존의 12㎡에서 9㎡로 줄이는 등 궁여지책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 년 동안 참가했던 기업의 경우 조합을 통한 정부 지원 없이 개별적인 시장 개척에 나서도록 독려하기도 한다. 조합 관계자는 "한정된 내수시장에서는 기업이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운 만큼 중소기업들도 해외로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각자 좀더 분발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중소기업들이 실제로 해외 진출의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정부의 자금지원이 가장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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