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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다이아몬드, 이젠 패물이 아니라 패션

다이아 그 빛나는 자태의 이면

다이아몬드의 새깔은 최상급인 D컬러 부터 낮은 품질인 Z컬러까지 다양한 등급으로 분류된다. 사진은 지난 2003년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 출품됐던 103캐럿 짜리 D컬러 다이아몬드로 크기가 호두알 만하다. /AFP=연합


우주에는 내부 핵이 다이아몬드로 구성된 별도 존재하고 있다. 미국 스미소니언 천문연구소가 존재를 확인한 이 별의 크기는 지구의 12% 정도다./사진=미국스미소니언 천문연구소

최근 들어서는 다이아몬드 자체가 지닌 보석으로서의 가치 보다 가공의 완성도에 따라 상품의 가치가 결정되고 있다. 지난해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세계 시계·귀금속 박람회' 에서 한 모델이 25만 유로(약 3억 2,850만원) 상당의 ' 제니스 스타 투비용(Zenith Star Tourbillon)' 시계를 선보이고 있다. 이 여성용 시계는 200개의 총 9.8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박혀있다 /AFP=연합

[리빙 앤 조이] 다이아몬드, 이젠 패물이 아니라 패션 다이아 그 빛나는 자태의 이면 맹준호 기자 next@sed.co.kr 다이아몬드의 새깔은 최상급인 D컬러 부터 낮은 품질인 Z컬러까지 다양한 등급으로 분류된다. 사진은 지난 2003년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 출품됐던 103캐럿 짜리 D컬러 다이아몬드로 크기가 호두알 만하다. /AFP=연합 우주에는 내부 핵이 다이아몬드로 구성된 별도 존재하고 있다. 미국 스미소니언 천문연구소가 존재를 확인한 이 별의 크기는 지구의 12% 정도다./사진=미국스미소니언 천문연구소 최근 들어서는 다이아몬드 자체가 지닌 보석으로서의 가치 보다 가공의 완성도에 따라 상품의 가치가 결정되고 있다. 지난해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세계 시계·귀금속 박람회' 에서 한 모델이 25만 유로(약 3억 2,850만원) 상당의 ' 제니스 스타 투비용(Zenith Star Tourbillon)' 시계를 선보이고 있다. 이 여성용 시계는 200개의 총 9.8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박혀있다 /AFP=연합 관련기사 • 세계최대 다이아는 530.2 캐럿 짜리 • 다이아몬드, 한달에 한번 세척해줘야 • 유통업계 장마철 기획전 '홍수' • 세균·곰팡이·모기·식중독… 한방에 OK! • "음악도 글쓰기도 내겐 즐거운 놀이" • 폴 매카트니 우울한 64세 생일 • 거장들이 바라본 '삶의 편린' • 까다로운 당신을 위한 '맛있는 일본영화'의 성찬 ‘다이아몬드는 영원합니다(A diamond is forever).’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 유통회사인 드비어스의 이 슬로건은 광고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카피로 평가 받는다. 어쩌다가 다이아몬드라는 돌이 영원과 사랑을 상징하게 됐을까. 어떤 사람들은 그 이유가 드비어스의 오랜 마케팅 작전 때문이라고 폄하하지만, 여전히 전세계의 신랑들이 신부를 위해 다이아몬드를 준비한다. 누가 뭐래도 다이아몬드야 말로 영원의 상징이요, 보석의 왕이기 때문이다. 보석이라는 가치를 무시한다면, 다이아몬드의 용도는 단단한 물질을 자르는 기능 단 하나뿐이다. 이런 용도로만 쓰인다면 다이아몬드 1캐럿의 가격은 30달러면 충분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인간의 문명과 문화 속에서 갖는 다이아몬드의 의미를 감안한다면 ‘자연계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이라는 것 따위의 교과서적 사실은 중요한 게 아니다. 다이아몬드는 사랑과 영원, 그리고 부를 상징하는 현대 사회 최고의 사치품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우리나라의 결혼 문화에 다이아몬드 반지가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지도 오랜 시간이 흘렀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혼수 패물은 언젠가 어려움이 닥쳤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밑천이어야만 했다. 그래서 금가락지와 은비녀가 대표하던 우리나라의 혼수 패물을 손쉽게 다이아몬드가 이어받을 수 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부유층의 전유물이던 다이아몬드 가격도 예전보다 많이 저렴해졌다. 그러나 아직도 평균적인 월급쟁이들이 5부(0.5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신부에게 선사하려면 몇달치 봉급이 날아간다. 티파니나, 까르띠에, 불가리 같은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사려면 그보다 몇 배의 돈이 들어간다.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값비싼 첨단 신소재가 많이 개발됐지만, 단위 무게당 가장 비싼 물질은 여전히 다이아몬드이고, 유명 브랜드의 디자인 가치가 더해지면 그 값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까지 높아진다. 이런 다이아몬드가 최근에는 패션의 일부로 변모하고 있다. 예전 어머니들은 결혼 때 받았던 다이아몬드 반지를 장롱 깊숙이 숨겨놓고 멋내기의 수단보다는 재산으로서의 가치에 더 큰 의미를 뒀지만, 요즘의 다이아몬드는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다. 20대 초반 젊은 여성들 조차도 ‘가장 갖고 받고 싶은 선물’ 중 하나로 1~3부짜리 싱글 다이아몬드 펜던트를 꼽으며 다이아몬드를 패션으로 인식하고 있고, 구매력을 갖춘 중년 부인들은 1캐럿을 초과하는 다이이몬드를 찾는 게 요즘 시장의 트렌드다. 우리나라 다이아몬드 시장 규모는 꽤 클 것이라고만 짐작될 뿐, 정확한 집계가 없다. 정식 수입되는 물량이 연간 800억 원 대이지만, 밀수 물량이 잔존하고 재가공품까지 있기 때문에 소매 시장 규모가 8,000억 원 정도일 것이라고만 추정될 뿐이다. 현재 다이아몬드 판매량 중 예물 수요는 약 30% 정도. 다이아몬드의 패션화가 진행됨에 따라 이 비중은 계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알맹이 크기 보다 디자인 중시 추세 1캐럿 가격 500만~1,000만원대, 예물용으로는 250만~500만원선 5부 짜리 인기 다이아몬드는 현대 사회의 신화를 만들어 낸 돌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라는 믿음은 현대 사회에서 발생한 신화에 가깝다. 사람이 만들어 낸 인조 다이아몬드(큐빅)도 진짜 다이아몬드 못지않게 아름다워질 수 있지만, 사랑하는 여인에게 결혼 예물로 큐빅을 줄 수는 없는 노릇. 현재 전세계의 신랑들과 남편들이 결혼과 각종 기념일 선물로 고르고 있는 다이아몬드들이 세계 다이아몬드 판매량의 80%에 달한다. 이러한 다이아몬드 제품에 대한 인식이 최근 '패션의 일부'로 변하고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변화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3~5부대의 제품이지만, 20대 소비자를 겨냥해 1~2부대로 만든 제품의 판매량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 작은 크기의 다이아몬드로 자신의 형편에 맞게 '합리적인 사치'를 누리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추세다. ■나석 단계서 가치 수직상승 다이아몬드는 2,800년 전 인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우리말로 금강석(金剛石)이라고 불리는 이 돌은 자연계의 어떠한 천연 물질보다도 단단하다. 또 어떠한 물질보다도 빛을 잘 투과시킨다. 아직까지 다이아몬드의 정확한 생성 근원은 지질학자들에게도 하나의 불가사의로 남아 있다. 다만 수십 억년 전, 지구의 지각 깊숙한 곳 펄펄 끓는 마그마 속에서 탄소가 막대한 열과 압력을 오랜 시간 받아 생성된 것으로 짐작하고 있을 뿐이다. 다이아몬드의 성분은 100% 탄소다. 흔하디 흔한 연필의 심과 성분은 같다. 이러한 탄소가 아름다운 다이아몬드로 변모한 자연의 비밀은 신비롭기 그지없다. 원석 상태의 다이아몬드는 그 자체로 그렇게 아름답지 않다. 보기 좋게 가공한 다이아몬드를 나석이라고 부르는데, 나석 상태에서 가치가 수직 상승한다. 다이아몬드를 깎고 연마하는 데 필요한 기술, 전문성과 노동을 감안하면 원석과 나석의 가격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가공이 생명 예전에는 다이아몬드를 가공하는 방법이 없었다. 당시에는 루비나 에머럴드보다 볼품이 없었었다. 그러다 15세기에 다이아몬드가 다이아몬드를 깎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17세기 후반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한 보석 세공업자가 '브릴리언트컷'이라는 세공법을 개발했다. 이후 다이아몬드의 아름다움이 다른 보석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이는 정밀한 수학적 계산에 따라 다이아몬드를 58면으로 깎아 빛의 굴절을 최대로 하는 방법이다. 다이아몬드는 숙련된 솜씨로 오랜 시간 깎아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채굴된 다이아몬드가 모두 보석이 되는 건 아니다. 약 20%만이 보석으로 재탄생하며 나머지 80%는 공업용으로 쓰인다. ■패션 아이템으로 현재 다이아몬드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은 아프리카다. 그래서 다이아몬드를 '아프리카의 별'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반대로 '아프리카의 눈물'로 부르기도 한다. 다이아몬드 광산이 피를 부르기 때문이다. 시에라리온, 앙골라, 콩고에서 다이아몬드 광산을 둘러싸고 내전이 일어났는데 미국 하원 보고서에 따르면 3개국에서 내전으로 인해 수백만 명이 사망하거나 난민이 됐다. 광산을 차지하는 것은 곧 무장을 강화하고 금권과 권력을 동시에 차지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다이아몬드가 최근 들어 패션 상품으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시장이 안정되고 투명해졌기 때문이다. 또 소비자들은 무조건 크고 비싼 것보다는 참신한 디자인을 갖춘 제품을 선호하고 있어 작은 나석을 쓴 제품의 판매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김선호 이사는 "다이아몬드의 크기에 관계없이 패션성을 중시해 합리적인 사치를 누리려는 것이 전세계적인 트렌드"라며 "이러한 추세가 최근 한국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제품의 가격대는 쉽게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제품의 등급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또한 흥정에 따라 달라지는 폭도 크다. 일반적으로 결혼 예물로 가장 많이 쓰이는 5부 반지의 경우 200~500만 원 선이고 1캐럿짜리는 500만 원에서 1,000만 원대 후반까지 있다. 한국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는 몇 캐럿짜리이며, 누가 소유하고 있느냐도 의미없는 물음이다. 드러내놓고 밝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국제적으로도 돈 잘쓰기로 유명한 한국인이 꽤 큰 것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만 짐작될 뿐이다. 국내 브랜드가 생산하는 것으로는 5캐럿대까지 있는데 이를 구경했다는 직원이 드물 정도로 귀하게 취급되고 있다. 금은방 물량이 백화점 앞서 무게 (Carat), 투명도 (Clarity), 색상 (color), 연마상태 (Cut) 4C '조화' 중요 보석산업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한국의 귀금속 산업 또한 꾸준히 발전할 결과 세계 유수 브랜드에 충분히 도전할 만한 실력을 갖춰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존의 수출 효자 종목인 반도체나 가전 등에 이어 보석 산업이 미래의 수출 유망 종목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보석업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원석이나 나석을 수입해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제품을 완성해 내는 것.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 업체의 경쟁력도 한층 좋아진 상태라 국제 보석류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국내 브랜드가 탄생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도 몇 가지 상식만 알면 한국 브랜드 제품을 선택해도 좋은 제품을 고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상태다. ■아직은 재래시장이 더 커 우리나라의 다이아몬드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재래식 금은방 및 청담동이나 특급 호텔에 있는 보석상에서 팔리는 금액이 백화점 보다 크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전체 다이아몬드 귀금속 판매량 중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 상품의 비중이 30% 정도. 티파니, 불가리, 까르띠에 등 해외 유명 제품의 비중은 더욱 작다. 이유는 한국인의 귀금속 소비 패턴 때문이다. 귀금속을 사주는 사람이 주로 '어른'들이고, 이들이 주로 지인을 통해 금은방을 소개 받기 때문이다. 이는 비싼 제품일수록 그렇다. 그러나 최근 패션 아이템으로 다이아몬드 귀금속을 고르는 젊은 층들은 백화점 입점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어 시장에 차츰 변화가 생기고 있다. 브랜드 제품은 회사 소속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마치면 직영 공장 또는 계약된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식을, 재래식 귀금속상은 종로 쪽 가공업체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백화점 입점 업체는 브랜드화를 통한 대중적 인기를 노리는 반면, 청담동과 호텔 입점 보석상들은 인맥과 신뢰를 통한 판매에 집중한다. ■4C를 확인해야 다이아몬드를 구입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은 '다이아몬드 자체'다. 최상의 품질을 갖춘 다이아몬드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다이아몬드 품질을 판단하는 기준은 흔히 '4C'로 부르는데, 이는 무게(Carat) 투명도(Clarity) 색상(Color) 연마상태(Cut)의 줄임말. '4C'는 다이아몬드의 네 가지 특징적인 요소다. 다이아몬드 제품을 고를 때는 보증서를 확인해야 한다. 보증서는 일반인이 보기에 다소 까다롭지만, 4C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으며, 판매처에 문의하면 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투명도와 색상도 중요 다이아몬드의 무게(Carat) 즉, 크기는 0.2g에 해당하는 캐럿 단위로 표시하는데 1 캐럿은 100포인트로 다시 나누어진다. 즉 100포인트가 1캐럿이고, 한국에서 흔히들 얘기하는 '부'는 100포인트를 일컫는다. 예를 들면 '0.5캐럿=5부=50포인트'가 되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다이아몬드 제품을 얘기할 때 우선적으로 '몇 캐럿이냐'를 따지지만, 투명도 또한 중요하다. 다이아몬드는 투명도에 의해 가치가 크게 달라진다. 즉 내부와 외부에 결함이 없고 불순물이 없는 다이아몬드는 빛이 통과할 때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아 특유의 찬란한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색상은 무색을 최고로 꼽는다. 무색에 가까울수록 빛이 굴절되면서 선명한 무지개색을 발한다. 4C 중 유일하게 인간이 결정하는 부분이 연마상태다. 나머지 3C는 자연이 결정하지만 연마는 사람이 결정하는 가치이므로 소비자가 가장 잘 살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자주 쓸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해야 최근에는 4C에 더불어 제5의 C로 '믿을만한(Confidence) 보석상'를 거론하기도 한다. 귀금속은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전문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귀금속 산업에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졌다. 과거에는 폐쇄적이고 비밀이 많은 산업이었지만, 최근에는 시장이 투명해지면서 '다이아몬드=불투명'이라는 인식이 사라졌다. 소비자로서는 좋은 제품을 고르는 데 더욱 유리한 조건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어떤 상품이 자신에게 잘 맞은 다이아몬드 제품일까. 김선호 루첸리 이사는 "무조건 크고 비싼 것을 고르기 보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옷이나 액세서리에 잘 맞고 자주 쓸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게 요즘의 구매 패턴"이라며 "믿을만한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6/06/2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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