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부동산서 주식으로 투자문화 재편 전망

퇴직연금등 15년뒤엔 2,042兆원 시장 급팽창<br>다양한 상품 출시·운용 노하우 확산 등 긍정적<br>무한경쟁 불가피…취약한 수익구조 악화우려도



‘10년 뒤 1,000조원의 시장을 잡아라.’ 외국계 대형 금융기관들이 국내 자산운용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시장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달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면 대규모 기업 자금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이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에 집착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자산운용 포트폴리오가 앞으로 주식 등 금융 분야로 급속도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들 외국계가 국내 진출에 박차를 가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최홍 랜드마크투신운용 사장은 “대형 외국계 금융기관이 국내 자산운용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 국내업체와 뜨거운 시장선점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당장 시장잠식이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갈수록 인력 스카우트와 수수료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고 시장잠식 속도도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시장 진출, 왜 서두르나=외국계 금융기관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퇴직연금제의 도입과 한국 투자문화의 변화다. 이에 힘입어 자산운용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것이 이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등에 따르면 퇴직연금제 등의 도입으로 국내 자산운용규모는 10년 뒤인 오는 2015년에는 1,106조원, 15년 뒤에는 무려 2,042조원으로 급성장한다. 현재 200조원 안팎인 자산시장 규모가 10년 뒤 5배, 15년 뒤에는 10배로 커진다는 얘기다. 더구나 홍콩의 퇴직연금시장(MPF)이 시행 후 5년이 지났지만 17조원 규모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시장의 이 같은 성장세는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군침을 삼키기에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 채권ㆍ주식 등 유가증권시장의 가계 내 비중이 지난 2004년 말 17.7%에 불과하지만 10년 뒤인 2015년에 34.45%, 2020년에는 41.5%로 높아질 것이라는 점도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국내 진출을 서두르게 하는 요인들이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마케팅 팀장은 “한국시장에 진출하려는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단기 위주의 투자가 주된 흐름이었던 간접투자시장이 점차 길어지고 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시장, 무한경쟁 불가피할 듯=외국계 대형 금융기관의 국내 진출로 국내 자산운용 시장의 무한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거대자본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중ㆍ장기 상품 운용 노하우와 다양한 해외투자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게 강점이다. 지난해 초 국내시장에 진출한 피델리티는 진출 1년 만에 수탁액 규모를 1조원으로 늘리는 등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또 11개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9월 말 현재 국내 자산운용시장의 17.5%인 33조8,000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외국계가 그동안 축적한 자산운용 노하우를 무기로 국내시장을 적극 공략할 경우 점유율은 해가 갈수록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 중인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서로 협력해 공동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연말께 씨티은행ㆍ피델리티ㆍ템플턴ㆍ메릴린치ㆍ얼라이언스캐피탈ㆍ슈로더 등이 한국ㆍ홍콩 등 아시아지역에서 운용상품에 대한 공동 마케팅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취약한 국내 자산운용사 수익구조 더 악화될 수도=외국계의 잇따른 진출로 가뜩이나 취약한 자산운용사의 수익기반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자산운용업계의 평균 운용보수는 0.14%. 연간 10조원을 운용할 경우 140억원의 수익이 남는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현재의 자산운용시장도 일부 업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수익구조가 매우 취약하다. 상반기(4~9월) 44개 자산운용사의 세전 순이익은 782억원으로 사당 17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결국 운용보수의 정상화가 없는 상태에서의 무한경쟁은 상호 공멸의 양상으로도 치달을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여기에 외국계 금융기관의 무더기 자산운용업 진출은 인력 스카우트 전쟁을 야기해 인력유지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고민도 제기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현재도 능력 있는 인력을 보유하기 위해 상당한 금액을 쏟아붓고 있다”며 “운용시장의 구조가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외국계 자산운용업체가 무더기로 진출할 경우 증권시장에 이어 자산운용시장도 레드오션으로 전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