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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700붕괴] 침체증시 돌파구는 없나

국내 경기는 호황을 우려할 정도로 급성장세를 보이고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호전되고 있지만 종합주가지수는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이로 인해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리고 간접금융시장 의존에 따른 금리상승도 예상돼 증시침체가 금융 및 산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주가하락은 수급악화 및 미국증시 불안 등 증시주변 재료의 약화가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이와 함께 정부의 몰아부치기식 정책집행과 상장기업들의 무책임한 주가관리가 총체적 증시부실을 야기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정책 부작용= 정부가 지난해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부채비율 200%를 무리하게 밀어부치면서 주가에너지를 상실케 한 것이 근본 원인이다. 부채를 줄인다는 근본취지에서 벗어나 숫자 맞추기에만 급급, 결국은 증자를 남발케 함으로써 증시부실을 초래하고 말았다. 지난 88년 시가총액의 10%의 증자를 하면서 그 여파로 89년부터 증시가 하강곡선을 그렸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산업패러다임을 벤처기업 위주로 급격하게 변화시키면서 나타난 산업구조 왜곡현상과 오락가락 대증요법식 경제정책이 증시침체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전체적인 마스터플랜을 갖고 대우, 투신권문제 등 각종 경제현안을 해결해야 하는데 사안이 터질 때마다 대증요법식 처방을 제시해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공적자금 조성여부, 주식가격제한폭 폐지, 증시매수에 연기금동원, 거래소시장 점심시간개장 등 일련의 정책수립 과정에서 정부당국은 잇따른 실책을 하면서 정책신뢰성에 스스로 먹칠을 했다. ◇기업들의 모럴헤저드= 기업들은 지난해 33조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시중자금을 끌어모았다. 이는 시가총액의 13.6%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였다.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맞추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절대 부채규모를 줄이는데는 소홀히 하고 투자자들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빼내간 것이다. 특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투자하기 보다는 재테크에 열중하는 도덕적 해이의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들만 손해를 보고 있다. ◇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 투자자들의 뇌동매매식 묻지마 투자도 증시침체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국내 경제펀더맨탈을 보고 올들어 6조원 이상 순매수를 했지만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증시 불안에 겁을 먹고 3조원, 기관들은 3조8,000억원 이상 주식을 팔았다. 미국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경제 펀더맨탈과 기업들의 실적을 감안할 경우 주가가 이처럼 하락할 수 없다는게 증권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시 수급악화= 주식형 수익증권중 무려 10조원이 환매됐고 추가로 10조원 이상이 환매를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뮤추얼펀드는 내달부터 8월까지 2조원이 넘는 만기물량이 있고 은행권의 단위형금전신탁의 만기액이 5월에 1조원 이상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33조원에 달하는 유상증자 물량이 시장에너지를 소진시킨 가운데 이같은 만기물량이 지속적으로 증시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증시 대책= 당면한 2차 금융구조조정 및 채권시가평가제에 대해 정부는 일관성 있고 투명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또 재래산업과 첨단산업의 균형발전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회복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기업가치를 높히는데 경영역점을 둬야 하고 투자자들은 뇌동매매가 아닌 펀더맨탈에 기초한 정석투자를 해야한다는 주문이다. /이정배기자 LJBS@SED.CO.KR 이정배기자LJBS@SED.CO.KR 입력시간 2000/04/2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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