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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는 지나가는 소나기"

데이터무제한 서비스에 밀려 망 확대 불구 갈수록 입지 좁아져


지난 9월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 모두 3세대(3G)통신망을 이용한 데이터무제한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무선랜(와이파이)의 입지가 좁아지는 추세다. 이통3사의 경쟁적인 와이파이존 구축작업은 애초에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급증한 이용자들의 무선인터넷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시작됐지만, 대부분의 이용자가 3G망으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데이터무제한 시대에 점점 실속이 없어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T가 설치한 와이파이망 사용량의 약 80%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노트북 이용자들이 쓰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으로 KT의 통신망(WCDMAㆍ와이브로ㆍ와이파이)별 데이터통신 이용 비율은 각각 17%, 16%, 67%였다. SK텔레콤 역시 3G망과 와이파이를 이용한 데이터통신 이용량 비율이 6대4 가량으로 노트북 이용자까지 감안하면 와이파이 이용이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중 KT의 경우 업계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와이파이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속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KT는 현재 전국 4만여곳에 와이파이존을 구축했지만, 데이터무제한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3G망으로 데이터통신을 이용하고 있어 와이파이의 효용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KT 관계자들도 "와이파이는 지나가는 소나기"라고 인정할 정도다. 공격적인 와이파이망 확대가 오래 끌고 갈 전략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가 업계에서 가장 와이파이망 확대에 적극적인 이유는 데이터통신량 급증을 감당할 추가 주파수가 없기 때문.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정부로부터 2개의 추가 주파수를 할당 받아 데이터 전용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지난달 서울지역에 증설한 데 이어 올해 내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증설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의 와이파이존 구축 규모는 지난달까지 1만3,000여곳으로 KT보다 확연히 적다. 또 KT에선 100Mbps급 무선인터넷 이용을 가능케 해주는 와이파이의 빠른 속도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3G망을 이용한 무선인터넷보다 최고 20배 빠른 속도다. 4세대망(롱텀에볼루션ㆍLTE)과 비교해도 속도가 비슷하거나(다운로드 기준) 더 빠를(업로드 기준)것으로 예상된다. 커피숍이나 지하철역 같은 공간에서 대용량 다운ㆍ업로드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빠른 속도로, 또 무료로 이용하기에 적절하다는 장점은 앞으로 도입될 LTE시대에서도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지난달 기준으로 이통3사가 구축한 와이파이존은 KT가 3만9,000여 곳, SK텔레콤이 1만3,000여 곳, LG유플러스가 2,000여곳으로 총 5만4,000여 곳에 달했다. 전세계적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KT는 최근 4만여 곳에 와이파이존을 구축했으며, SK텔레콤은 올해 내로 1만7,000 곳, LG유플러스는 1만6,000곳에 와이파이존을 설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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