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여의도 IFC빌딩에 문을 연 국민은행의 스마트브랜치 1호점. 이곳에는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서비스 몇 개가 추가됐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터치스크린 기반의 온라인쇼핑몰이다. 내방고객은 이 기기로 교보문고에서 도서를 구매할 수 있다. 국민은행이 교보와 업무제휴를 맺었기 때문인데 은행 측은 대형마트나 의류업체와도 제휴해 쇼핑 대상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금융권에도 '협업' 시대가 열리고 있다. 금융업종 간의 동종결합은 물론 이종 간 결합사례도 늘고 있다. 패션ㆍ음악 등 문화계에서 태동한 '콜라보레이션', 즉 서로 다른 장르의 공동작업이 금융권에서도 벌어지는 셈이다. 금융계에서는 이런 형태의 콜라보레이션이 더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의 온라인쇼핑몰이 이종 간의 소극적 결합이라면 기업은행의 KT플라자 내 '숍인숍(shop-in-shop)'은 보다 적극적인 결합이다. 기업은행은 부족한 지점을 늘리고 고객에게 금융 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KT플라자 내에 스마트브랜치를 설치한다. 오는 10월 수원과 강남에 점포를 만든다. 기은 고객은 금융 외에 통신업무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은행보다 적극적인 곳은 카드사다. 최근 금융권에는 흥미로운 뉴스가 전해졌다. 롯데카드와 현대카드가 1금융인 하나은행과 체크카드 관련 제휴를 맺은 것. 단순 계좌허용을 넘어 1금융권이 판매대행을 허락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었다. 롯데는 산업은행과도 같은 협업을 진행하고 있고 현대는 하나은행과 신용카드를 출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종결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는 최근 엔터테인먼트 공룡기업인 YG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 이름도 콜라보레이션으로 정했다. 앞서 KB국민카드와 비자카드는 SM과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금융업종의 콜라보레이션은 금융사도 변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보기술(IT)의 발달은 지점을 통한 간접금융을 직접금융으로 변화시켰다. 그런 면에서 콜라보레이션은 피할 수 없는 시대조류다.
강진섭 국민은행 신성장사업그룹 본부장은 "스마트브랜치라 하면 두 가지 의미, 즉 기존 브랜치에서 하던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제공해야 하고 또한 고객이 먼저 브랜치를 찾을 수 있도록 새로운 서비스를 가미해야 한다"며 "금융업종의 콜라보레이션은 트렌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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