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열풍에 따른 칼로리와의 전쟁으로 도넛의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한 때 선풍적이었던 미스터도넛의 매장이 사라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57개였던 미스터도넛의 매장은 현재 34개로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직영점으로만 운영 중인 크리스피크림 도넛이 같은 기간 65개에서 74개로 늘어나고 던킨도너츠 역시 850개에서 860개로 소폭이나마 매장을 늘리고 있는 반면 3대 도넛 브랜드로 꼽힌 미스터도넛만 유일하게 반년 만에 절반 가량으로 몸집이 축소된 것이다.
특히 직영점은 25개에서 18개로 감소한데 비해 가맹점은 32개에서 16개로 절반이 떨어져나가 가맹점 해지가 두드러졌다. 플래그십스토어 개념인 롯데백화점 본점 인근의 명동점과 의정부점, 신세계강남점 등도 매장 문을 닫아 브랜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양상이다. 더욱이 한 때 잘나가던 여의도점의 경우 경기 불황으로 가맹점주가 수개월 간 GS리테일 본사에 원재료 비용을 내지 못해 본사에서 일방적으로 매장을 철수하는 사태까지 맞는 등 미스터도넛 본사 경영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스터도넛 관계자는 "올해 사업 5년째를 맞아 수익이 나지 않는 부실 점포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며 "가맹점 역시 5년 계약 완료로 구조조정에 들어가 현재 숨고르기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미스터도넛을 운영 중인 GS리테일이 시장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서 새로운 메뉴 개발과 마케팅이 미흡해 이 같은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식품 사업을 해 보지 않은 GS리테일의 식품 브랜드 운영 노하우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로서 제조부터 배달까지 가맹 사업을 관리하기에 힘에 부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가 관리를 타이트하게 해야 이익이 남는 구조인데 시장에 적응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훌륭한 제품력에 비해 품질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도넛을 직접 만드는 매장과 제품을 배달 받아 공급하는 매장과의 맛의 차이가 크다"며 "가맹사업은 표준화가 기본인데 GS리테일이 품질 관리를 간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웰빙 열풍으로 당도가 높은 고열량 식품의 인기가 급전직하하면서 미스터도넛의 추락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한국에 상륙한 지 20년 된 던킨도너츠의 경우 고열량 도넛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올 초 던킨 커피만의 특성을 강화해 도너츠 이미지를 벗겠다고 선언, 브랜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컵 디자인 변경을 시작으로 매장 새단장 작업을 진행하며 간편식 메뉴를 확대하고 음료 메뉴를 더욱 강화해 시장 트렌드 변화에 적극 대처하고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태생인 미스터도넛은 도넛의 비중이 커서 쉽게 변신을 하지 못한 반면 던킨도너츠는 커피에 도넛을 맞추며 급변하는 트렌드에 맞춰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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