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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가 수입 삼겹살 천하

국산보다 절반이상 싸고 맛 차이도 안나 사용 늘어 지갑 얇아진 소비자도 만족<br>개인 구매비중 매우 낮아 대부분 식당·급식장 유입



유난히 싼 삼겹살의 충격적 비밀
식당가 수입 삼겹살 천하국산보다 절반이상 싸고 맛 차이도 안나 사용 늘어 지갑 얇아진 소비자도 만족개인 구매비중 매우 낮아 대부분 식당·급식장 유입

조성진기자 talk@sed.co.kr
























중견 기업 간부인 남상구(41·서울) 씨는 부원들과 삼겹살 회식을 즐기는 편이다. 최근 자주 찾는 식당에 들른 남 씨는 삼겹살 가격이 1인분에 3,000원 가량 내린 것이 의아해 메뉴판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원산지가 국산에서 벨기에산으로 바뀐 것을 알게 된 그는 식당 주인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장사가 잘 안돼 비싼 국산 삼겹살 대신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으로 대체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경기 위축으로 소비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수입산 삼겹살이 국내 식당가를 점령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5월까지 국내에 공급된 삼겹살 12만 4,621톤 가운데 수입산은 7만 2,281톤, 국산은 6만2,340톤으로 수입 비중이 전체의 54%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삼겹살의 절반 이상이 수입산이라는 얘기다.

지난 2010년에는 전체 삼겹살 공급량 27만 5,520톤 가운데 국산이 61%(16만 8,320톤)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불과 2년 만에 수입산 점유율이 크게 높아진 이유는 지난해부터 삼겹살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정부가 삼겹살 할당관세를 적용하면서 수입산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삼겹살은 원래 냉장 22.5%, 냉동 25%의 관세를 적용받는데 무관세 적용을 받으면서 수입산 삼겹살 가격이 국산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수입산 삼겹살은 주로 칠레, 네덜란드, 프랑스, 오스트리아, 폴란드, 벨기에 등에서 들여온다.

국산 삼겹살 가격은 6월 현재 kg당 1만8,000원선이다. 지난해 6월 1kg당 2만5,000원을 넘으며 '금겹살'로 불렸던 당시보다는 가격이 떨어졌지만 서민 음식을 대표한다고 하기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이에 비해 수입산 가격은 kg 당 8,000원선으로 국산의 44%수준에 그친다.



그렇다고 일반 소비자들이 삼겹살을 구입할 때 수입산을 찾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형마트에서 수입산을 거의 취급하지 않는 것도 한 이유다. 실제로 이마트가 판매하는 돼지고기 가운데 수입산 비중은 5% 미만이며 다른 대형마트도 비슷한 수준이다.

결국 수입된 삼겹살의 대부분은 식당, 학교 급식장 등 외식 사업소로 유입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 들어 국산에서 수입산으로 삼겹살 메뉴를 전환하는 사업장이 많다"면서 "맛 차이가 크지 않다 보니 값비싼 국산보다는 저렴한 수입산을 내세워 고객을 유치하려는 게 식당가의 생존 전략"이라고 말했다.

호주머니 사정이 얇아진 소비자들도 수입산에 만족해한다는 게 식당가의 얘기다. 경기도 부천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이 모(37) 씨는 "요즘 호주머니 사정들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수입산이라고 해도 가격이 싸니까 불평하는 고객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오는 30일로 적용이 만료되는 삼겹살 할당관세를 올 연말까지 연장 적용키로 해 수입산 삼겹살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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