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5만여명이 대부업체에 800억원가량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목적이 대부분 학자금과 생활비 마련이어서 비싼 등록금과 취업난이 '빚쟁이 대학생'을 양산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대부업체 40곳의 대학생 대출 실태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 6월 말 현재 4만7,945명이 794억6,000만원을 빌려 쓰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6월 말 대출잔액이 565억7,600만원이었음을 감안하면 1년 만에 40%나 늘어난 것이다. 연체율도 1년 새 11.8%에서 14.9%로 3.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대부업체 전체 연체율인 7.2%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양일남 금감원 서민금융지원실 팀장은 "일정한 소득이 없는 대학생에게는 보통 법정 상한선의 금리가 적용돼 학생들이 연 40%대의 고금리에 시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출금리 상한선은 지난해 7월 연 49%에서 44%로 낮아졌고 지난달 다시 39%로 조정됐다. 금감원은 대부업체 이용 대학생을 정부가 지원하는 한국장학재단의 연 4.9%의 저금리 학자금대출로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한 학기 등록금이 500만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등록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이 쉬운 대부업체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업체를 이용할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고금리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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