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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그룹/랩송 즐기는 임직원… 젊은피 용솟음(재벌)

◎「5H운동」 등 신경영·신사고 “물결”/식품주력 탈피 첨단산업에 총력『신세대 사고와 행동을 이해하라. 필요하다면 랩송도 즐겨라.』 박건배 해태그룹회장이 요즘 「보수해태」를 「젊은 해태」로 바꾸기 위해 그룹간부들에게 강조하는 말의 하나다. 40­50대 간부들이 빠른 탬포의 랩을 따라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억지로 따라 부르려는 노력을 하다보면 X세대, 젊은 세대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이는 젊은 사고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자극제가 된다는 박회장의 생각이다. 그룹 임직원들은 회식 때 요란한 춤동작이 수반되는 랩을 즐겨 부르는 것이 유행병처럼 번지기도 했다. 박회장의 이같은 이색주문은 「젊은 피」와 「신사고」를 수혈하려는 데서 비롯됐다. 지난 45년 해방공간의 혼란한 시기 웨하스, 캐러멜 양갱등을 만드는 중소 제과업체로 출발한 해태는 창업 50여 성상이 됐다. 사람으로 치면 중년에 접어드는 나이. 이 과정에서 민족기업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어느덧 조직이 보수화되고, 사업구조도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 생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자체진단이 나왔다. 그룹문화 대수술은 이처럼 관료주의적인 풍토를 뜯어고쳐 살얼음판같은 치열한 대경쟁시대 살아남으려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했다. 조직을 젊게하고, 저수익 저성장산업을 고수익 고성장산업으로 환골탈태하기위해서는 조직 의식 사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고단위 경영혁신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박회장이 임원회의에서 「빠른 결정, 신속한 행동」을 경영의 키워드로 할 것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또 『중소기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회사규모는 중소기업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대기업이 갖고 있는 각종 조직을 다 갖고 있다. 이러한 조직체계로는 급변하는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 이런 점에서 임직원들이 중소기업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으로 돌아가라는 것은 중소기업은 빠른 결정, 신속한 행동 등 유동성이 최대 강점인 만큼 그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지난 91년 부터 그룹차원의 경영혁신운동인 「하이밸류」(HIGH VALUE)운동을 주창했다. 이 운동은 생산단계에서 부터 판매, 그리고 사후관리단계까지 이제껏 관습적으로 해온 방식을 모두 버리고 백지상태에서 새로운 사고로 시작하자는 것. 이를 위해 5H(HIGH QUALITY­질경영, HIGH MANPOWER­인재육성, HIGH EFFICIENCY­조직효율화, HIGH PRICE­가격혁명, HIGH SPEED­프로세스의 신속화)를 실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경영활동을 벌이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신속히 대응하기위한 우수인력확보및 국제화 인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는 한편 ▲사업구조조정, 정보시스템을 통한 업무효율화를 적극 추진한다는 것. 또 ▲시장을 선점하고 제품과 서비스의 고부가가치를 실현하기위한 마켓팅 및 제품 개발전략을 수립하고 ▲경영리드타임을 줄이고 팀조직 활성화로 의사결정을 단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개혁추진 과정에서 보수적인 그룹문화와 임직원의 의식구조를 개혁하는 데 적지않은 진통이 있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혁신의 뿌리를 내려 새로운 해태의 기업문화의 큰 줄기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그룹관계자는 강조한다. 해태가 지난 수년간 제과 식품에서 전자 통신 등 첨단산업으로 발빠른 변신을 하는 것도 이같은 그룹문화의 혁신이 큰 힘을 발휘했다. 해태의 이같은 변신은 국내 최대 오디오전문업체인 인켈과 통신 하드웨어 전문업체인 나우정밀을 잇달아 인수한 데서 절정을 이룬다. 이어 국제전화사업인 온세이동통신 컨소시엄에 대주주로 참여했다. 사업구조를 21세형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고도화하는 데 경영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젊은 해태, 유연한 사고, 21세기형 전략사업의 집중육성으로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려는 것이다. 박회장은 『아침에 눈을 뜨면 이미 변해있는 통신 전자 등 첨단산업에 적응하기위해서는 반세기동안 고착된 식품마인드에서 과감히 벗어나 첨단 산업 마인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젊은 사고, 신세대 감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박회장 스스로도 시대흐름에 뒤쳐지지 않기위해 정보통신 등 관련 서적을 부지런히 섭렵하고 있다. 매주 신간도서목록을 보고 직접 읽을 책을 고르기도 한다. 그의 경영철학은 양봉가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벌은 1㎏의 꿀을 얻기위해 5백만개가 넘는 꽃을 찾아 다녀야 한다. 이렇게 부지런한 꿀벌일지라도 게을러질 때가 있다. 직사광선을 받아 벌집안이 무더워지거나 또 꿀을 더이상 채울 수 없을 정도로 꽉차면 꿀벌도 게을러지고 만다. 양봉가가 이때 재빨리 환경을 바꿔주지 않으면 꿀벌들은 떼를 지어 벌집앞에 나와 놀거나 아예 다른 곳으로 이동해 버린다』. 주위여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꿀벌을 면밀히 관찰, 변화를 재빨리 간파해서 더 많은 꿀벌을 얻기위해 즉각 조치를 취하는 양봉가처럼 기업가도 환경변화에 능동적,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풍토조성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젊은 해태」만들기는 궁극적으로 2000년에도 살아남으려는 포석이다. 해태는 그룹차원의 경영혁신운동을 바탕으로 21세기 비젼을 수립, 확정했다. 먼저 사업구조를 보면 ▲경쟁력강화및 기업변신 사업군으로 식품 전자 금속을 ▲확대 발전 사업군으로 건설 유통을 ▲신규참여 사업군으로 정보통신 금융 제약 및 생명공학을 각각 선정했다. 해태는 장기비젼에서 매출을 95년의 2조8천억원에서 2000년 10조원을 달성, 재계내 그룹랭킹을 현재의 21위에서 15위로 10대그룹군에 진입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를위해 식품군의 매출을 95년 1조2천억원에서 2000년 2조9천억원으로, 비식품군은 1조6천억원에서 7조1천억원으로 각각 조정키로 했다. 해태전자 인켈 나우정밀 등 3사 통합을 계기로 경영자원을 집중하고 있는 전자는 국내5대 종합가전업체로 위상을 구축한다는 야심이다. 앞으로 5년간 5천6백억원을 투자, 2000년 매출 2조원을 달성하고, 사업영역도 기존 오디오비중을 50% 수준이하로 낮추고, 오디오비디오(AV), 컴퓨터유통, 정보통신, 첨단산업기기 등으로 다각화하기로 했다. 유통사업의 강화도 눈에 띈다. 식품분야는 글로벌 종합식품 및 유통메이커로, 소매유통은 해태유통을 주축으로 대형화, 다점포화, 고급화를 추구, 2001년 2조원의 외형을 올리기로 했다. 97년까지 1천억원을 투자, 전국에 1백개의 컴퓨터유통망을 갖춰 PC유통사업도 본격 전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식품등 소비재산업에 안주해온 해태가 정보통신 전자 등 경쟁이 치열한 신규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지는 아직 미지수. 안정적인 사업을 해온 기업이 하루아침에 경쟁이 격화되고, 덩치가 큰 골리앗들이 버티고 있는 분야로의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 주력인 오디오는 내수시장이 포화상테에 있고, 가격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해태전자가 이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오디오사업을 제대로 벌여나갈 지 우려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또 이들 사업의 경쟁력강화와 신증설투자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재원을 차질없이 조달할 수 있을지도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또 박회장의 강조하는 젊은 해태만들기는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아직도 계열사임직원에게 확산되지 않았다는 게 그룹안팎의 지적이다. 여전히 임직원들이 변화에 둔감하며, 보수체질의 껍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이의춘> ◎인맥/김현곤·박성배 부회장 등 「해태맨」 핵심직위 포진/“영입” 유영일·유철웅 등/「투유라인」 상사경영 주도 해태그룹 경영진은 정통해태맨과 정보통신, 전자 등 사업다각화 과정에서 합류한 영입파로 나눌 수 있다. 제과, 식품 등 기존의 식음료 사업에는 정통 해태맨들이 대부분 포진해 있다. 반면 비식품군인 전자, 통신 등에는 영입파들이 자리잡고 그룹의 공격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또 박건배회장의 동생 등 친인척들도 핵심포스트에서 막강한 파워를 행사하면서 분가에 대비하고 있다. 회장단엔 정통 해태맨인 김현곤 음료부회장, 박회장의 동생인 박성배 유통부회장과 선경그룹에서 영입된 유영일 상사부회장이 대표적인 사람들이다. 김·유부회장은 원로로 그룹의 주요경영정책을 결정 할 때 박회장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 박부회장은 형님 밑에서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경영안목과 능력을 키워가고 있다. 그룹경영권의 분리문제는 형제간에 한때 미묘한 갈등기류가 흐르기도 했다는 게 그룹 안팎의 지적. 박부회장은 유통분야에서 사업수완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화점사업에서 할인매장인 하이퍼마켓을 신설했고, 40개수준에 머물렀던 슈퍼마켓도 60개로 늘려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84년 해태에 합류한 유부회장은 역시 선경출신인 유철웅 상사사장과 함께 상사에서「투유라인」을 형성, 상사의 경영기반을 닦는 데 기여했다. 그는 제과 음료 양주의 원료수입에 치중하던 사업영역을 방산 자동차 등으로 다각화, 매출 1조원대의 중견상사로 키웠다. 정기주 종합조정실 사장은 식음료 영업통으로 돌파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유통의 관리, 경영본부장을 거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박회장과 지근거리에 있어 투자 인사분야에 막강 파워를 행사하고 있다. 신정철 전자사장은 제과에 있다 한때 개인사업을 위해 그룹을 떠났으나 93년 전자총괄부사장으로 컴백했다. 특히 지난 94년 (주)인켈의 조동식회장을 극비리에 만나 인수협상을 벌인 후 그룹계열사로 끌어들이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그룹 전자정보통신 사업의 핵심브레인. 한편 박근영 제과사장은 영업기획력이 평가받고 있는 영업통이며, 김명하 코래드사장은 광고계의 원로로, 마의웅 해태타이거즈사장은 정·관·재계인사와 두터운 교류를 바탕으로 마당발로 각각 통한다. 박회장의 사촌형인 박인배 제과 건설부문사장은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한 것을 바탕으로 그룹의 신규사업인 건설부문 덩치키우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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