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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 경영학]<3> 쌍용자동차
입력2002-04-15 00:00:00
수정
2002.04.15 00:00:00
[재기 경영학]쌍용자동차노사 뭉쳐 '10년 수렁' 탈출
쌍용자동차 임직원들에게 지난 98년은 다시금 생각하고 싶지 않은 한 해다. 그해 3월 경영권이 대우로 넘어간지 불과 반년만인 8월, 이번에는 대우 그룹이 해체되면서 워크아웃 기업지정이 잇따랐다.
임직원들은 10년동안 이어지는 시련앞에서 무기력했다. 외환위기 이후 유동성이 마비된데다 국내시장마저 위축, 희망을 찾을 수 없었던 까닭이다.
당시 부채 비율은 말 꺼내기도 힘든 10,000%를 웃도는 수준. 당연히 자본잠식 상태였다. 어디에도 도움을 청할 수 없는 말 그대로 '고립무원'이었다.
하지만 쌍용차는 지난해 매출 2조3,267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성과를 내며 10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재기의 토대를 스스로 일궈낸 것이다.
공장 가동률도 지난 98년 39%에서 올해 95%로 뛰어올랐고 부채비율도 연말까지 370%로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희망의 불꽃은 이제 본격적으로 타오르고 있다. 지난해 9월 내놓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렉스턴은 40여일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고 무쏘ㆍ코란도ㆍ체어맨 등 기존 차량들도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여가는 등 체질도 외환위기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강해졌다.
쌍용차가 불과 3년만에 재도약의 발판마련에 성공한 것은 ▦채권단의 지원 ▦레저용 차량(RV)의 인기몰이 등 외부 요인도 크지만 무엇보다 '회사 살리기가 최우선'이라는 ▦노사간의 공감대 형성이 가장 큰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노조는 지난해 출자전환 및 워크아웃 기간 동안 일체의 파업을 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채권단에 제출, 경영진에 힘을 실어줬다.
또 노조를 포함한 전임직원은 퇴직금 일부를 회사에 출자하고 생산성 향상 및 원가절감 운동에 앞장서는 등 회사와 운명을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분명히 했다.
특히 쌍용차가 이처럼 경영정상화를 눈앞에 둔 데는 지난 99년 취임한 소진관 사장의 역할이 컸다.
소 사장은 영업ㆍ관리ㆍ생산ㆍ기획 등을 두루 거치면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임직원의 자신감 결여 ▦내부 역량의 분산 ▦노사간 불신 등의 문제점을 차근차근 풀어 나갔다.
'고진감래'란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닐까. 때마침 불어닥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RV 바람에다 채권단의 협조도 정상화에 큰 몫을 했다.
지난해말 1조 2,114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출자로 전환함에 따라 지난 1일부터는 관리종목에서도 벗어났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금까지 '생존 기반 확보'에 진력했다면 2005년까지는 경영정상화, 재도약의 시간"이라며 "신차ㆍ신엔진 개발, 전략적 제휴와 투자 유치, 중국 시장 공략 등을 통해 2005년 매출을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난 5조1,000억원, 영업이익도 4배 가량 늘어난 5,8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쌍용차에게 올해는 말 그대로 '제2 창업의 해'다. 결코 선언적 의미가 아니다.
최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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