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지난해 '매직7적금'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카드 사용실적에 따라 최고 연 7%의 금리를 제공했더니 고객이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에 출시된 이 적금은 연말까지 27만9,000좌에 3,800억원이 예금됐다.
특히 신규로 우리은행 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손쉽게 고금리를 받을 수 있어 카드실적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됐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매직7적금2(후속편)'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상품도 시리즈 시대를 맞고 있다. 인기가 많으면 '투' '쓰리' 등 시리즈로 나가는 미국 드라마처럼 금융상품도 히트작을 리모델링해 후속작을 내는 형태로 가는 셈이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매직7적금2 출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인기를 끈 매직7적금2를 만들라고 상품개발부서에 지시한 상태"라며 "기존 상품을 손봐서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하나은행은 은행 차원에서 앞으로는 시리즈로 상품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지난해 '메가캐시백카드'가 체크카드임에도 100만좌를 돌파했는데 올해는 '메가캐시백카드2'를 내놓겠다"며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기존의 상품을 업그레이드하는 형태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 측은 매번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기보다는 고객에게 인기 있는 상품을 보완∙수정하는 방식으로 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도 '서민섬김통장'의 후속작인 '신서민섬김통장'을 이달 초부터 판매하고 있다. 서민섬김통장은 소액에 우대금리를 줘 히트를 친 상품이다. 새로운 버전에서는 기존에 예금과 적금 각각 3,000만원까지 돼 있던 가입한도를 통합 5,000만원으로 바꾸고 소년소녀가장 등에게는 최고 연 8.2%(3년 만기 적금 기준)의 금리를 제공하도록 했다.
카드사는 이미 시리즈 상품 출시 대열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1월 '삼성카드2' '삼성카드2+' '삼성카드3' '삼성카드3+' 등 4종의 숫자 시리즈 카드를 내놓았다.
금융사들이 시리즈 상품출시를 중요시하는 것은 20~30대를 대상으로 상품의 브랜드화를 통해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자동차 회사들이 같은 모델을 시리즈화 함으로써 대중 인지도를 높인 전략과 같은 맥락인 셈이다.
금융지주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은행 상품은 대부분 몇 년만 지나면 없어지는데 이를 브랜드화할 경우 고객들의 인지도가 높아진다"며 "스마트폰 이용고객들이 많아지면서 상품의 문제점과 장점 등에 대한 논의가 쌍방향으로 가능해진 점도 시리즈 형태의 상품이 나오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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