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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개선으로 한진 주가 올랐지만…

에쓰오일 지분 매각에 대한항공·해운 등 강세

항공업종 부진 여전해 중장기 전망은 불투명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이 당초 시장과 약속한 대로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해운과 항공 업황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한진그룹의 중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한진그룹주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한진은 전날 대비 3.54%(1,300원) 상승한 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한항공(003490)(2.67%), 한진해운(117930)(2.03%), 한진칼(180640)(4.79%) 등도 크게 올랐다.

이날 한진그룹주의 상승세는 대한항공이 2일 공시를 통해 종속회사인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에쓰오일 지분 3,200만주 전량을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 아람코에 매각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매각대금은 1조9,830억원이며 이 중 1조600억원은 한진에너지의 차입금을 갚는 데 사용되고 나머지 9,000억원가량은 대한항공 등의 재무구조 개선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한진그룹은 한진해운의 벌크선사업부문 중 전용선사업부문을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1조6,000억원에 팔아 현금화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진그룹의 운명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일단 규모가 큰 에쓰오일 지분 매각으로 급한 유동성 위기를 넘겼다"면서도 "해운과 항공 업황의 구조적인 불황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투자자들과 약속했던 부분을 이행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업황 자체가 달라진 점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진그룹이 주력하고 있는 해운과 항공 업종의 업황은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한진해운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9조2,313억원, 영업손실은 11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실적(매출액 10조3,317억원, 영업손실 2,424억원)에 비해서는 개선된 것이지만 현재까지의 분위기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신민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유럽 경기회복 등으로 조금씩 해운 업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저성장 국면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여객 부문의 실적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며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8,580억원, 영업이익은 280억원으로 각각 시장 컨센서스인 매출액 2조8,900억원, 영업이익 380억원을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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