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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자릿수 수출증가에도 '빈 손'
입력2005-11-20 18:38:06
수정
2005.11.20 18:38:06
수출단가하락 물량작전으로 만회<br>3분기 물량지수 12%증가 불구<br>무역손실은 12兆6,000억 달해
원화가 달러화에 대해 유독 ‘나 홀로 강세’ 현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출은 여전히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환율이 하락(원화강세)해 수출업체들이 가격을 올려 받으면 가격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원화강세에도 불구하고 수출가격을 그대로 두면 매출액이 줄어들어 채산성은 낮아지게 된다. 따라서 지난해 말보다 원ㆍ엔 환율과 원ㆍ유로 환율이 두자릿수로 하락한 만큼 수출도 당연히 줄어야 하는데 오히려 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원인을 우리 제품의 기술경쟁력에서 찾고 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우리 수출품의 경쟁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된데다 일본과의 수출경합도가 떨어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도체ㆍ조선ㆍ자동차 등 수출 주력품의 기술경쟁력이 뛰어난데다 세부 수출품목의 경우 일본 제품과의 경쟁은 줄어들고 중국 등 다른 국가와의 경쟁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일본과 유로 지역에서의 수입가격이 낮아진 점도 환율하락에 따른 마이너스 효과를 상쇄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가격경쟁력만으로 위안을 삼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수출단가가 2년 넘도록 제자리걸음을 하고 수입단가는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교역조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현실이 영 개운치가 않다. 특히 기업들은 수출단가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수출물량 작전’까지 불사하고 있다.
그 결과 3ㆍ4분기 중 수출물량지수는 179.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나 늘어났지만 무역손실은 12조6,000억원(올 누적규모 33조원)에 달했다. 수출을 많이 해도 별로 남는 것이 없는데 두자릿수 수출은 다시 환율을 갉아먹는 ‘외화내빈’의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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