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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5.31> ①지역구도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 한계 못벗어나… 호남권은 민주·우리당 분화<br>영·호남구도 여전… 충청권도 한나라 품으로

5.31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지역별 득표구도는 우리 정치문화가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줬다. 이번 선거에 압승을 거둔 한나라당은 광역단체장 16곳중 무려 12곳을 `독식'했으면서도 호남권에서는 단 한곳도 건지지 못했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도 호남권을`수성'하는데 그쳤을 뿐 영남권에는 다가서지 못했다. ◇ 호남권 분화 이번 선거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꼽힌다. 지금까지는 우리당과 민주당이 동일한 정치적 뿌리를 갖고 호남권 전체를 공유해왔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전북은 우리당, 광주.전남은 민주당의 `영역'으로 갈렸다. 이는 호남 이외의 지역에서 호남표가 분산되는 양상과도 맞물려있다. 특히 이번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호남표가 우리당과 민주당으로 쪼개지면서 결집도가 크게 약화됐고 이는 판세에 결정적으로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한나라당의 지역기반인 영남표는 박근혜(朴槿惠) 대표 피습사건 이후 강한 응집력을 보이면서 한나라당의 `완승'이라는 결과를 낳는데 기여했다. 결국 지역표 결집의 성공여하에 따라 여야간 승패가 갈린 것으로도 볼 수 있다. ◇ 영.호남 구도 여전 `한나라당=영남' 대 `우리+민주당=호남'의 등식은 이번 선거에서도 여전했다. 영.호남 광역단체장 분포를 떼어보면 4년전 6.13 지방선거의 지역득표 구도(한나라당 영남권 5곳, 민주당 호남 3곳 차지)가 어김없이 재연됐다. 17대 총선당시 영남권 의석 68석중 4석을 우리당이 가져갔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지역주의의 벽이더 높아진 게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물론 부분적으로 지역구도가 완화되는 징후도 감지된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우리당 간판으로 출마한 오거돈(吳巨敦) 후보가 20%대 초반의 득표율을 획득한 것은 지역주의가 점차 엷어지고 있는 징후로 해석할만하다는 분석이다. ◇ 충청권 한나라 품으로 정치적으로 `중원(中原)'의 무대로 꼽히는 충청권 3곳이 모두 한나라당에 넘어간 것은 향후 대선의 풍향과 관련해 주목된다. 충청권은 3김(金)시대가 퇴조한 이후 특정정파가 확실히 장악하지 못한 `무주공산'으로 통한다. 따라서 영.호남 지역구도의 고착화 현상을 전제로 한다면 충청권이대선승패의 향배를 가르는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권게임에서 일단 한나라당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셈"이라고 말했다. `충청권의 맹주' 자리를 노려온 국민중심당이 단 한곳도 건지지 못한 것은 지역정당으로서의 `정치적 한계'를 극명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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