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시작됨에 따라 부모들은 자녀들의 학습관리에 신경을 쓰게 된다. 하지만 학습관리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학기 중에 살펴보지 못한 자녀의 건강상태를 점검해 보는 것이다. 방학 중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면 2학기의 학업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여름방학 중에는 자녀들의 척추건강을 비롯해 시력과 치아상태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한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중·고교생들은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정면에서 봤을 때 옆으로 굽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상태로 C자 혹은 S자 모양으로 변형된 상태를 뜻한다. 학교 수업과 학원·독서실에서 책상에 앉아 보내는 시간이 많아 척추가 자연적으로 휘는 것이 대부분의 10대 청소년 척추측만증 원인으로 꼽힌다.
척추측만증은 12~15세 사이에 많이 나타나는데 장기간 방치하면 척추변형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방학 동안 반드시 교정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상원 연세바른병원 대표원장은 "평소 신발의 한쪽 굽만 닳거나 양쪽 어깨가 비대칭인 경우, 누웠을 때 팔과 다리 길이가 다를 경우 척추측만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며 "청소년들이 학교나 학원에서 의자에 앉을 때 허리는 등받이 바짝 붙여 앉고 무릎은 90도로 바르게 세워 앉는 습관을 들인다면 척추측만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척추건강을 위해서는 방학 중 과도한 컴퓨터 사용이나 게임은 자제하도록 해야 한다.
장기간 모니터 앞에 앉아 있게 되면 어깨나 뒷목 주변 근육이 뭉치는 증상과 허리 통증이 나타나는데 앉은 자세는 서 있거나 누운 자세보다 4배 이상 압력이 척추에 가해진다.
특히 운동 부족으로 허리 근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장시간 게임을 하게 되면 허리 통증을 겪는 것은 물론 허리디스크로도 발전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컴퓨터 사용 시간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40분 사용 후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거나 휴식을 하게 해 척추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하며 모니터와 눈높이를 맞춰 목이 숙여지지 않게 하고 30㎝ 이상 떨어져 사용해야 한다.
자녀가 초등학생이라면 여름방학을 맞아 안과에 가서 시력 상태를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초등학생의 경우 자신의 시력 상태를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보다 정확한 검진이 필요하다.
시력에 이상이 있더라도 상당수의 어린이가 시력검사를 하기 전까지 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시력 이상을 교정하지 않으면 두통과 안통, 눈꺼풀의 자극, 눈부심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고 난시가 있는 경우에는 눈에 피로감이 지속된다.
평소 아이가 두통을 자주 호소하거나 TV를 볼 때 화면에 가까이 다가앉는다든지 혹은 눈을 찌푸리며 본다면 시력검사를 반드시 받아봐야 한다.
방학 중에는 치아건강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충치 치료 등은 수차례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평소에 쉽지 않은 만큼 방학이 치료 적기이다.
영구치가 나고 충치가 생기기 쉬운 초등학교 저학년은 특히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어금니 홈을 메워 충치를 예방하는 실란트 치료가 보험적용이 되는 만큼 이를 고려하는 것이 좋고 충치 발생이 잦은 어린이라면 불소도포를 해주는 것도 좋다.
초등학교 고학년의 경우 잘못된 칫솔질로 과도한 치석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스케일링을 받고 올바른 칫솔질법을 다시 교육받는 점검과정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가장 많은 질환 가운데 하나가 알레르기비염과 축농증 등 코 질환이다. 비염이나 중이염·편도염을 앓고 있는 아이들은 공부에 집중하기 힘들다. 보통 1년에 4~5회 이상 심한 편도선 염증을 앓는 경우나 편도선으로 인해 중이염이나 부비동염(축농증)이 반복될 때, 또 입으로 호흡을 하고 코골이가 심할 때에는 방학을 맞아 수술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또한 정신이 산만하고 한 가지 일이나 놀이에 집중을 못하며 정신없이 돌아다녀 '부잡스럽다'는 평가를 받는 아이들이 있다. 이 아이들은 주의력 결핍장애가 있을 수 있으므로 소아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해보는 것이 좋다. 주의력이 떨어져 공부에 대한 흥미가 없어지고 학습장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적대적으로 반항하거나 때로는 불안해하고 우울해하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남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들은 포경수술에 대한 고민도 하게 마련이다.
우리나라 어린이의 대부분이 포경수술을 받고 있는 실정이지만 최근에는 포경수술은 전혀 불필요한 수술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의 보고가 많아지면서 포경수술을 해주지 않는 부모도 늘고 있다. 포경수술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포경피부 안쪽에 균이 잘 자라기 때문에 귀두염을 앓거나 결혼 후 여성에게 질염이나 자궁암을 일으키게 한다는 학설 때문인데 중요한 것은 개인의 차이에 따라 포경수술을 선택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비수술적 방법인 스테로이드 연고 도포법도 사용되고 있다.
이정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만약 아이가 고추를 자주 긁고 아파하거나 오줌을 눌 때 아이가 이유 없이 보채거나 힘들어하는 경우, 오줌을 오랫동안 누거나 오줌의 굵기가 가늘고 힘이 없고 포피가 부풀어 오른 후에 오줌이 나온다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만약 귀두를 덮고 있는 피부가 너무 좁아서 잘 뒤집어지지 않는 참 포경이라면 수술을 고려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포경수술을 하지 않더라도 항상 청결한 습관을 갖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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