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인 한국 경제. 올해 상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7.6%나 증가했다. 특히 지난 2ㆍ4분기 경제성장률은 7.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물론 7%가 넘는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ㆍ4분기 급속한 경기침체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제조업 경쟁력 강화로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내수와 투자가 살아났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며 우리 경제는 정부 부문의 성장률이 급격히 하락하며 빠른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다 정부에서 경제성장의 바통을 이어받았던 민간의 성장률도 2ㆍ4분기 들어 증가율이 정체되거나 축소될 것으로 예상돼 우리 경제의 둔화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 1ㆍ4분기 경제성장률은 -4.3%. 그나마 정부의 발 빠른 재정투입으로 추가 하락은 저지됐다. 당시 민간의 성장률은 -7.4%, 정부는 11.1%를 기록했다. 정부의 재정투입에 따른 성장률 방어는 지난해 2ㆍ4분기부터 재정건전성 이슈에 따라 내리막을 탔다. 지난해 2ㆍ4분기 9.2%. 3ㆍ4분기 7.4%, 4ㆍ4분기 3.0%로 떨어졌다가 올 들어 1ㆍ4분기 서민정책에 힘입어 3.8%로 잠깐 올라간 뒤 2ㆍ4분기 다시 0.1%로 떨어졌다. 반면 민간 부문의 성장률은 지난해 4ㆍ4분기 마이너스에서 벗어나 올 1ㆍ4분기 9.1%, 2ㆍ4분기 9%를 기록했다. 문제는 올 하반기.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수출 증가폭 둔화와 함께 정책효과ㆍ자산효과 축소로 수출은 물론 내수증가율도 둔화되며 민간 부문의 성장률이 정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분기별 내수증가율은 올 1ㆍ4분기 7.8%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3배 가까이 올랐다가 2ㆍ4분기부터 증가폭이 축소돼 3ㆍ4분기와 4ㆍ4분기에는 각각 3.6%, 3.4%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심리지표도 둔화되고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경제의 부정적 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8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월보다 5포인트 하락한 82로 두 달 연속 기업심리가 악화됐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부동산 경기 악화로 부동산 관련 금융부실 확대 및 역(逆)자산효과를 통한 소비ㆍ투자 위축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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