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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로 돈몰린다] (1) 인수ㆍ합병 바람 거세다
입력2003-07-06 00:00:00
수정
2003.07.06 00:00:00
이규진 기자
M&A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경기침체가 깊어지면서 벤처업계의 구조조정이 활발해진데다 시중 부동자금중 일부가 M&A시장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코스닥시장과 벤처업계의 구조조정 수단으로 M&A를 낙점, 활성화대책을 마련하는 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서자 기업과 M&A회사들이 기업 인수합병에 적극 뛰어들 태세다.
◇M&A바람 거세다=올 상반기 코스닥시장에서는 이미 최대주주변경 건수가 87건에 달했다. 장외기업까지 합치면 하루가 멀다하고 기업인수합병이 줄을 잇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자 M&A업계 역시 하반기 사상 최대의 호황을 기대하며 사업확대에 나서고 있다. 기업구조조정회사(CRC)들은 하반기 잇따라 추가조합을 만들어 올해에만 1조5,000억원 가량을 구조조정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창투사 등 벤처캐피탈은 무게중심을 신규투자에서 투자기업의 M&A로 전환하고 있다.
이처럼 M&A바람이 부는 데는 기업들이 M&A를 기업성장의 필수전략으로 삼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M&A가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얘기다. 또 막대한 부동자금중 일부가 M&A시장으로 이동하고 있고 정부가 벤처업계의 새 활로를 뚫어주기 위해 M&A활성화 대책을 마련하는 등 M&A활성화를 위한 3박자가 갖춰진 상태다.
그러나 코스닥시장 등 주식시장에서 M&A를 머니게임에 악용하는 작전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어 건전한 M&A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어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M&A, 기업성장의 동력=지난 98년 11월 대한교과서는 공기업인 국정교과서를 447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대한교과서는 매출액규모가 500억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합병이후 생산능력 확충과 함께 사업다각화로 지난해에는 이보다 3배 남짓한 1,4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이중 90억원을 순익으로 남겼다. 4년만에 300%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김영진 대한교과서 기획관리팀장은 “중고등학교 교과서를 만들던 우리 회사가 초등학교 교과서업체인 국정교과서를 인수한 뒤 생산능력이 배 이상 늘어났다”며 “이를 계기로 학교 참고서와 유아용 도서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비단 대한교과서 외에도 M&A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기업을 성장시킨 사례를 업계에서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자금조달과 인지도 제고를 위해 코스닥기업을 인수합병한 큐앤에스의 최웅수 사장은 “회사발전을 위해 M&A 대상업체를 계속 찾고 있다”며 “M&A는 필수 경영수단”이라고 잘라 말했다.
초대 코스닥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정의동 골든브릿지 회장도 “기업은 항상 부침을 겪기 때문에 M&A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경영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M&A가 활성화되면 따라서 구조조정이 원활해지는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머니게임 악용 부작용도=M&A가 기업간 시너지효과를 통해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기업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단기간에 차익을 노린 투기자금 또는 작전세력들이 부실한 상장ㆍ등록업체들을 인수한 뒤 머니게임에 나서 투자자 피해는 물론 M&A자체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심스밸리ㆍ올에버 등의 사례에서 보듯 지난해 돈 한 푼 없이 코스닥기업을 인수한 뒤 회사공금 등을 횡령하고 도주하는 `무자본M&A`가 기승을 부렸다. 이같은 사기성 M&A가 올들어서도 다시 고개를 들 조짐이어서 자칫 M&A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코스닥기업인 I사를 인수하려던 J씨 등은 회사 현금을 담보로 양도성 예금증서 50억원어치를 발행해 유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경영권 양도계약 과정에서 총 50억원의 공금이 유출됐다며 법적 조치를 준비중이다.
황상운 코아구조조정전문회사 상무는 “M&A에 대한 규제를 풀어주면 올바른 쪽으로는 활성화가 되지만 시장을 혼란시키는 반대세력이 물을 흐리기 마련”이라며 “지금보다 M&A규제를 더 풀어줘야 하지만 이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적절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규진기자 sk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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