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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10년간 고수했던 무차입 경영을 포기하고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국내 조선업계 ‘빅3’ 중 공식적으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서는 것은 삼성중공업에 이어 두번째다. 남상태(사진)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13일 다동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투자 및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한두차례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 사장은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올해 수주 목표 100억 달러 가운데 20% 정도를 차지하는 선수금이 유입돼야 하는데 신규수주가 없다 보니 자금조달에 나설 수 밖에 없다”며 “만약 내년에도 신규수주가 없을 가능성이 보이면 하반기에도 한차례 더 회사채 발행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남 사장은 이어 “(대우조선해양은)매출이 11조원 이상인 기업인데 매출의 20~30% 정도를 차입금으로 갖고 가야 원활한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은 다음주 초에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을 상대로 회사채 발행 주간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우조선해양이 발행할 회사채 규모는 3,000억~5,000억원 정도로 이자율은 5~6% 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서는 것은 수주가뭄으로 인해 선수금이 들어오지 않아 현금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발주급감으로 인해 현재까지 신규수주를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이달 말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키로 했고, 한진중공업은 이미 지난 1월에 4,3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한편 남 사장은 이날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데 이어 이사회에서 임기 3년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돼 오는 2012년까지 대우조선해양을 이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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