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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달러서 엔·스위스 프랑으로 외화조달 통로 "바꿔"


한국가스공사는 올 초 해외자원 개발을 위해 해외에서 회사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 발행하느냐가 문제였다. 달러표시채권은 4%가 넘는 조달금리와 시장불안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가스공사는 이자율이 1.38%에 불과한 엔화표시채로 방향을 바꿔 지난 7월8일 300억엔 규모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해외에서 회사채를 발행할 때는 이자율 등 상황을 고려하는데 이번에는 엔화가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이 외화조달 통로를 달러에서 엔화나 스위스프랑 등으로 바꾸고 있다. 통화 다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기업들이 달러보다 조달금리가 싸고 회수위험이 작은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7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말까지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발행한 외화표시채권 규모는 186억달러(미국 달러화 환산시)에 달했다. 이 가운데 달러표시채권은 86억달러로 전체의 46%를 차지했다. 2009년 달러표시채권의 비중이 85.7%(247억달러)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2년 사이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반면 일본엔화와 스위스프랑 등 비달러표시채권 발행액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엔화표시채권의 경우 올 들어 8월까지 발행규모가 68억달러로 벌써 지난해 전체 발행규모(38억달러)의 두 배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외화표시채권 발행액에서 엔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5.8%에서 지난해 16%로 높아진 데 이어 올해는 36.4%까지 껑충 뛰었다. 스위스프랑표시채권도 지난해 8억달러에서 올해 15억달러까지 늘면서 비중이 8.2%로 2배 이상 높아졌다. 이 같은 현상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최근 미국ㆍ유럽의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기업들이 조달비용 절감과 위험회피 차원에서 달러에 편중된 외화조달 통로를 엔화 등 비달러 통화로 다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지은 삼성증권 DCM부 과장은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통화 다변화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더구나 엔화로 발행할 경우 조달금리가 낮은데다 급작스런 회수 가능성도 작아 기업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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