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쇼트펀드 시장에 4파전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공모펀드 시장의 강자 KB자산운용이 국내 주식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롱쇼트펀드를 출시하면서 펀드 업계에 또 다른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는 것. 현재 트러스톤운용, 삼성운용, 마이다스운용이 롱쇼트펀드 시장에 안착한 상황에서 KB자산운용이 가세함에 따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이날부터 국민은행을 통해 ‘KB코리아롱숏펀드’를 판매한다.
롱쇼트펀드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매수(Long)하고,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이나 지수선물은 매도(Short)해 주식시장 방향성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증시가 하락해도 수익을 낼 수 있어 지난해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KB코리아롱숏펀드’는 자산의 45% 정도를 국공채 및 AA등급 이상의 회사채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국내주식을 대상으로 페어트레이딩 등의 롱쇼트 전략을 추구해 채권금리 이상의 수익을 추구할 예정이다. 하나UBS자산운용에서 한국형 헤지펀드를 운용했던 정병훈 매니저가 운용을 맡는다.
정 매니저는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번에 나오는 상품은 지난해 좋은 성과를 낸 롱쇼트펀드들 보다 위험관리를 강화해 위험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이 롱쇼트펀드 시장에 뛰어들면서 롱쇼트펀드 주도권을 둘러싼 운용사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롱숏펀드 시장은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다이나믹코리아50’펀드를 앞세워 6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마이다스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이 뒤를 따르고 있지만 국민은행이라는 넓은 판매망과 주식형 펀드 운용의 노하우를 보유한 KB운용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바짝 긴장하는 눈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 몇몇 운용사들이 롱쇼트펀드를 선보였지만 이번 KB자산운용의 롱쇼트펀드가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다”며 “트러스톤, 마이다스, 삼성운용이 선점한 롱쇼트펀드 시장을 적극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운용사들은 국내 롱쇼트펀드 뿐만 아니라 한·일 롱쇼트펀드 시장에서도 불꽃 튀는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한·일 롱쇼트펀드는 한국과 일본 주식을 대상으로 롱쇼트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다. 예를 들어 같은 자동차 업종이라도 엔저 여파로 도요타의 이익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현대차는 하락할 것으로 보이면 도요타는 매수(롱)하고 현대차는 공매도(숏)하는 방식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상반기 안으로 한·일 롱쇼트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며, KB자산운용 역시 일본 주식을 대상으로 롱쇼트전략을 추구하는 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