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삼성전자(005930)의 자사주 매입 효과로 4거래일 만에 1조원 이상의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6일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규모인 2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겠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8.82% 오른 덕분이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그룹 계열 13개사의 지분 평가액은 이날 종가 기준 20조1,1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과 삼성그룹의 화학·방산계열 매각 발표 전날인 지난달 25일보다 1조1,622억원(5.28%) 늘어난 것이다.
특히 국민연금이 지분 7.81%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효과가 컸다. 삼성전자의 25일 지분평가액 대비 이날 지분평가액의 차이는 1조2,084억원에 달했다. 이밖에 삼성그룹의 계열사 매각 효과 등으로 인한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한 삼성물산(000830)(192억원)·삼성전기(009150)(143억원)·제일기획(26억원) 등에서 지분 평가액이 상당폭 늘었다.
반면 국민연금이 7.26%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테크윈(012450)은 한화그룹으로 넘어가면서 주가가 크게 빠져 299억원의 평가손실을 봤다. 또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신청이 예상보다 많아 합병이 무산된 삼성중공업(010140)과 삼성엔지니어링도 주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국민연금에 각각 379억원, 138억원의 평가손실을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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