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SK텔레콤이 아이폰4와 갤럭시S라는 '주무기'를 내놓으면서 두 경쟁사의 스마트폰 라인업 전략이 뚜렷해지고 있다. KT가 '스마트폰 시장'이라는 전쟁터에 고가의 아이폰과 중저가 제품들로 이뤄진 두 부대를 파견했다면, SK텔레콤은 삼성ㆍ구글이라는 강력한 동맹군을 업고 수십 종의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으로 이뤄진 대(大)부대로 물량 공세에 나서는 형국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애플의 아이폰에 배팅할 것으로 보인다. KT는7월에 아이폰4를 국내에서 출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폰4를 공개한지 몇 시간 만에 이 같은 발표가 이어져 KT가 아이폰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다시 한번 보여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중저가 스마트폰도 적극적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아이폰만으로는 소비자들을 붙잡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컨설팅 업체인 로아(ROA)그룹코리아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KT가 아이폰의 후광효과에 지나치게 기대는 경향이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KT는 지난달 HTC의 안드로이드폰인 '넥서스원'을 6월 중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혔으며, 팬택 '시리우스'의 후속모델과 LG전자 '안드로-1'의 후속모델도 판매할 예정이다. 넥서스원의 경우 국내 최초로 안드로이드 2.2버전인 '프로요' 업그레이드를 약속해 소비자들의 환심을 사는 전략도 더해졌다. 아이폰3G 출시를 계기로 소원해진 KT와 삼성전자와의 관계는 조금씩 더 멀어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를 전세계 100여국에 공급키로 했지만 국내에선 SK텔레콤을 통해서만 단독 출시했다. KT는 대신 조만간 LG전자의 안드로-1 후속모델을 내놓을 예정인 만큼, 다소 느리게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한 LG전자와 보다 가까워지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삼성ㆍ구글과의 동맹을 단단히 유지하면서 물량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올해 2ㆍ4분기에만 삼성전자의 '갤럭시A', HTC의 '디자이어'등을 출시한 데 이어 '갤럭시S', 모토로라의 '드로이드',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X10' 등도 곧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대다수는 국내에서 SK텔레콤을 통해 단독으로 공급된다. 일반 소비자 외에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도 공략한다. 지난 5월 출시된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 볼드 9700'과 HTC의 'HD2'가 대표적인 기종이다. 이 밖에도 SK텔레콤 측은 "아이폰을 SK텔레콤에서도 국내 판매할 가능성도 아직 남아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삼성ㆍ구글과의 결속을 굳혀나갈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8일 열린 갤럭시S 국내 론칭 행사에는 구글의 앤디 루빈 부사장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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