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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보고시대] 세계의 첨단수송선

바다를 제패하기 위한 첨단선박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많이 싣고 빠르게 수송하는 것이 경쟁력의 관건으로 인식되면서 예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크고 빠르며, 안전하고 작업효율이 높은 선박이 출현하고 있다.컨테이너선은 불과 10년전만 해도 20피트 컨테이너 2,700개를 실을 수 있는 선박이 태평양·대서양 등 세계 주요항로에서 주력선 역할을 했으나 90년대들어 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으로 커지더니 90년대 중반에는 6,2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등장하는 등 대형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또 머지 않아 컨테이너 8,000개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도 건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동차운반선도 승용차 6,000대를 실을 수 있는 선박이 보편화되고 있으며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도 13만5,000톤급이 등장했다. 이들 초대형 선박들은 길이가 300미터에 이르지만 커다란 덩치답지 않게 빠른 것이 특징이다. 소형 쾌속선과 비슷한 속도인 시속 45~50㎞로 대양을 거침없이 달린다. 첨단 선박들은 이처럼 크기와 속도에서 일반 배들 보다 탁월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이 최근 건조되는 첨단선들의 가장 큰 특징이다. 세계적으로 해양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번의 작은 사고가 엄청나게 큰 사회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안전한 운항을 위해서는 현재 배가 움직이고 있는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항해사들은 선박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수시로 해도(海圖)를 보면서 컴파스와 자를 이용해 거리와 각도를 재서 현재의 위치(위도와 경도)를 알아내고 있다. 그러나 첨단선을 타고 있는 항해사들은 위치파악을 위해서라면 더 이상 해도를 볼 필요가 없다. 인공위성을 통해 선박의 현재 위치를 즉각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가 이같은 노력을 대신해 주고 있다. 최근에는 GPS 보다 더욱 정교한 DGPS(DIFFERNTIAL GLOBAL POSITIONING SYSTEM)가 등장하면서 선박의 위치를 언제 어디에서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와는 별도로 기상 및 위치를 실시간으로 육상과 선박에서 함께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장착, 선박이 최적의 상태로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육상과 해상에서 선박의 위치 및 기상변화 등의 정보를 동시에 컴퓨터로 검색할 수 있고 기상변동을 10일 단위로 예측해 전송해 준다. 특히 태풍 등의 긴급상황에서의 정보는 1일 4회씩 자동으로 전송해 주고 있어 위험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전세계 대양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상변화를 수시로 체크해 선박들이 안전운항을 할 수 있게 해주며 선박의 스케줄이나 일일보고 검색 등으로 선대관리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또 화물의 안전을 위해 화물안전모니터링시스템을 설치해 화물의 보관상태와 컨테이너의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 첨단선들은 해양오염방지를 위해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장착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엔진과 프로펠러를 2개씩 장착해 안전도를 높인 유조선이 건조되고 있으며 열악한 해양환경에서 작업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배들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장보고의 후예로 바다 정복에 나서고 있는 우리나라 조선소에서 최근 건조된 선박들을 살펴보면 이같은 첨단선의 동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중인 쌍축 초대형유조선은 기존 배와는 달리 엔진과 프로펠러를 각각 2개씩 장착하고 있다. 쌍축선은 지금까지는 군함이나 여객선, 특수목적의 선박에 일부 적용돼 왔으나 대형유조선으로 건조되는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해양 오염사고의 대부분이 엔진고장으로 배가 표류하면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2개의 엔진을 장착하고 있는 쌍축선은 엔진고장으로 인한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장치이다. 또 2개의 프로펠러에 추진력을 분산시켜 10%의 연료를 절감할 수 있으며 좌우로 방향을 바꾸는 조종성이 뛰어나다. 특히 폭을 넓히고 깊이를 줄여 수심 12미터에서도 예인선 없이 단독으로 접안이 가능하다. 현대는 이 배를 오는 99년 3월에 인도할 예정으로 지난 7월 모형선 시험을 완료했다. 바다 환경 오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21세기를 여는 유조선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대우중공업이 건조한 12만5,000톤급 셔틀탱커 록랜드호도 첨단선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선박은 기상조건이 험하기로 유명한 북해의 시에할리온 광구에 투입돼 85만배럴의 원유를 4~5일 주기로 육상터미널인 셔틀랜드항까지 운송하고 있다. 이 배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2개의 메인 엔진을 장착하고 있으며 연료유를 서로 밀폐된 전용공간에 분리·저장, 어느 한쪽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다른쪽의 추진 시스템으로 운항할 수 있다. 2개의 배를 하나로 붙여 놓은 것으로 보면된다. 또 거친 바다에서 작업을 하는 특성을 고려해 정확한 위치 유지와 높은 작업성을 유지하는 다이나믹 포지셔닝을 장착하는 등 새로운 개념이 도입된 기술집약형 선박이다. 따라서 북해에서 운항중인 대부분의 선박들이 4.5미터 이상의 파도에서는 작업을 할 수 없지만 이 배는 6미터의 파도에서도 작업이 가능하다. 유전지역에서 원유 탐사와 시추를 목적으로 하는 드릴쉽도 고도의 기술과 건조경험이 필요한 첨단선박중 하나이다. 이 배는 선박에 원유시추 설비를 탑재해 해저의 원유와 가스의 탐사 및 시추를 목적으로 하는 원유시추선의 일종으로 해상플랫폼이나 리그선 등 유전개발 관련 선박중 가장 발전된 형태이다. 이 배는 공해가 없는 전기추진식으로 운항되며 시추작업 동안 파도나 바람, 조류 등 험한 해상환경에서 요동을 줄이기 위해 자동위치제어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분야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세계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 첨단선박들은 선박 및 화물의 안전 수송능력이 크게 높아진 것이 특징으로 기존 선박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기능 및 안전도가 뛰어나 다가오는 21세기 바다의 주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채수종 기자】 세계 조선업계는 21세기 바다를 선점하기 위한 첨단선 경쟁을 뜨겁게 펼치고 있다. 대우중공업이 건조해 덴마크 머스크사에 인도한 13만톤급 셔틀탱커인 록랜드호(위)와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드릴 쉽 딥워터 패스파인더호(중),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중인 쌍축 초대형 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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