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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조용한 리더십… 40대 오너 경영인 입지 굳혔다

품질경영 등 실무 도맡아 처리 "묵묵히 일하면서 뚜렷한 성과"<br>부회장 승진 3주년 맞아 주목… 양궁협회장으로 인간적 면모도


21일로 부회장 승진 3주년을 맞는 정의선(42ㆍ사진) 현대자동차 기획ㆍ영업 담당 부회장의 '조용한 리더십'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경영인으로서는 실적 향상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뚜렷한 성과로서 입지를 굳혀가는 모습이고 재계에서는 항상 묵묵한 태도로 업무에 정진하면서도 다소곳한 자세를 보이는 정 부회장에 대한 칭찬이 높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런던올림픽 양궁경기장에서 정 부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으로서 보여준 적극적이면서도 친근한 면모는 그룹 내부와 재계를 넘어 일반 대중에도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19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승진 이후 3년간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40대 오너 경영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는 내부의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 사람들은 정 부회장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방침에 자신의 창의성을 더해 묵묵히 일하며 신망을 얻었다고 말한다. 현대차의 한 고위관계자는 "오늘날의 현대차를 있게 한 '품질경영' '창의적 마케팅' '제 값 받기'는 모두 정 회장이 직접 구상하고 지시한 작품"이라면서도 "그러나 그 세부적인 실행방안과 실무 추진, 평가 등 실무는 대부분 정 부회장이 맡아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브랜드로 급성장한 데는 정 부회장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다는 것이다.

실적 면에서도 판매대수와 매출이 확대된 것뿐만 아니라 BMW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상반기 11.4%)를 기록하는 등 양적 확대와 질적 성장을 동시에 달성한 데도 정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고 자동차 업계는 보고 있다.

차 부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특히 품질에 대한 책임감이 남다르다"고 전했다. 정 부회장은 정 회장의 품질경영 방침이 실제 제품에서 구현되게 하기 위해 2차 협력사까지 직접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케팅 기획과 디자인 강화 방안도 정 부회장이 세부 내용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찾아가는 시승ㆍ수리 서비스, 수입차와의 비교시승 등을 비롯한 창의적인 활동은 정 부회장이 직접 기획ㆍ지휘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BMW 출신 크리스토퍼 채프먼을 현대차 수석디자이너로 끌어들인 것도 정 부회장이 추진한 일이다.



최근 런던 올림픽은 정 부회장의 소탈하고 인간적인 면모가 소비자 대중에게까지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양궁협회장이 경기 현장을 지키며 선수들과 함께 울고 웃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과 개성으로 상징되는 다른 그룹의 젊은 오너 경영자와는 달리 자신을 낮추고 묵묵히 일하는 것이 정 부회장의 장점이었다"면서 "그러나 올림픽을 계기로 적극적이면서도 동네 오빠 같은 이미지까지 대중에게 보여주게 됐다"고 평가했다.

정 부회장의 최대 난제는 주요 계열사 소유 지분이 미약해 승계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그리고 자신이 대주주인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도 이 부분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조용한 리더십으로 임직원, 주주, 소비자 대중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어가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면서 "무리한 방법만 쓰지 않는다면 경영권 승계 문제도 잘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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