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 니콜 하워드 지음, 플래닛미디어 펴냄 ■ 성공한 리더는 독서가다 신성석 지음, 에이지21 펴냄 ■ 2주에 1권 책읽기 윤성화 지음, 더난출판 펴냄 긴 추석 연휴. 뭘 할까. 책을 읽으시라. 책은 인간의 정신과 문화의 정수(精髓)니까. 역사상 그 어떤 기술보다도 책은 문명 발달을 이끌었다. 그것도 지속적으로. 인류의 문명사란 곧 책의 역사다. 옳지 못한 역사, 뒤틀린 흐름도 있을 수 있다. 책은 그 것 마저 담지만 결국 사람의 편을 든다. 자유와 종교개혁을 부르짖는 루터와 면죄부도 모두 책과 인쇄물로 퍼졌다. 사람을 짐승과 구별짓는 것은 점토판에서 파피루스, 양피지를 거쳐 종이에 이르기까지 책에 쓰여진 지식이다. 신간 번역서 '책-문명과 지식의 진화사'는 이런 내용을 담았다. 인쇄와 출판에 대한 기술적인 측면이 강조되지만 그 자체가 수천년 동안 변치 않고 내려온 진보에 대한 희망과 열정의 기록이다. 인쇄술을 서양에 퍼트린 구텐베르크, 인쇄기에 증기엔진을 달아 지식의 대중화 시대를 연 쾨니히도 실은 하나의 점일 뿐이다. 무수히 많은 조상들의 땀과 정성이 오늘날의 책을 만들고 신문을 엮었다는 얘기다. 지식의 발달사는 국가의 흥망성쇠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인쇄술의 혜택을 입게 된 유럽 각국 중에서도 왜 영국이 산업혁명의 주인공이 되고 세계를 지배하게 됐을까. 책과 관련된 모든 기술이 영국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역사상 가장 부유한 국가였던 15~17세기 네덜란드의 풍요도 책으로 설명될 수 있다. 출판과 인쇄에 '종교의 간섭이나 검열이 없었던 유일한 나라'인 네덜란드에는 자연스레 사람과 기술이 몰렸다. 미국이 20세기 이후 세계 최강국으로 부상한 것도 마찬가지다. 인쇄와 출판이 가장 번성한 나라였으니까. 일본도 비슷하게 설명될 수 있다. 한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책 안 읽는 대한민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국 중 독서량이 가장 적다. 이러고도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까. 책으로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도 책으로 나왔다. 국내 최대의 온라인 경제ㆍ경영서 독서클럽의 운영자인 신성석씨는 신간 '성공한 리더는 독서가다(All Leaders are readers)'를 통해 직장인이 독서로 성공하는 스토리를 소설 형식으로 펴냈다. 그렇다면 어떻게 책을 읽을까. 다독(多讀)이다. 또 다른 신간 '2주에 한번 책 읽기'에 따르면 다독의 비결은 '짬짬이'. 아침에 10분씩 혹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길에 책을 조금씩 읽어가는 방법이 왕도라는 것이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에서 경제ㆍ경영부문 책을 골라주는 저자 윤성화씨는 독서습관을 만드는 노하우를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일상에서 숨어있는 독서 시간을 찾고 ▦자신 만의 독서 목표를 정하며 ▦책에서 자기발전에 필요한 것을 찾아 실천에 옮기라는 것이다. 인간의 역사와 문명사의 주인공은 바로 책 읽는 사람이다. 우리는 구텐베르크보다 앞섰던 문화민족 아니던가. 긴 연휴, 책을 읽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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