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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남자의 `세 끝'

張 麟 泳 국제부 차장우리나라에서 나이가 지긋한 어른들은 흔히 『남자는 세 끝을 조심해야 한다』고 젊은이들에게 훈계하곤 한다. 이 「세 끝」 가운데 하나는 「혀 끝」이다. 남자는 모름지기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되며 한번 자기가 한 말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한다는 뜻이다. 또 한가지 끝은 「손 끝」을 말한다. 손을 함부로 놀려 남을 다치게 하거나 남의 물건을 훔쳐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세가지 끝 가운데 나머지 한 가지는 바지지퍼 안에 있는 물건의 끝을 말한다. 남자가 아무 여자에게나 함부로 정을 주거나 파렴치한 짓을 하면 천벌을 받는다는 경고가 담겨있다. 남자가 이 세가지 끝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할 경우 이 세상을 올바로 살아갈 수 없다는 인생철학이 이 말 속에 배어있다. 최근 탄핵위기에 몰린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이 세가지 끝을 다스리는데 모두 실패해 결국 지금과 같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먼저 클린턴대통령은 복잡한 스캔들로 인해 대통령으로서의 위신을 실추시켰다. 폴라 존스에서 모니카 르원스키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클린턴의 연인들」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은 클린턴이 자신의 욕망의 끝을 다스리는 데 실패했음을 반증해 준다. 두번째로 클린턴은 르윈스키와의 관계를 회피하려고 「부적절한 」 거짓말을 이어가다 꼬리를 잡혀 결국 미국 헌정사상 두번째로 하원에서 탄핵소추를 받기에 이르렀다. 그가 자신의 실수를 솔직히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다면 이같은 위기상황에 까지 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클린턴의 실수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클린턴은 하원에서의 탄핵심의 예정일 하루 앞서 이라크를 공격해 많은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이라크 공격의 빌미가 된 UN 무기사찰단의 이른바 버틀러보고서의 내용이 조작된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왔다. 냉전종식 이후 무소불위의 파워를 자랑하는 미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도 없이 사실상 독자적으로 무쇠주먹을 휘두른 것이다. 물론 무기사찰에 비협조적인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비난을 피하기 어렵지만 이로인해 이라크에 대해 더이상의 무기사찰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데다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 다른 안보리 회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어 국제적인 공조체제에 금이 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클린턴 대통령은 이라크 공격에 대해 국제적인 비난여론을 뒤집어 쓴 채 르윈스키와의 염문에서 비롯된 탄핵소추까지 받고 말았다. 「정치인과 여자」 이 둘의 관계는 개인적인 사생활이라고 굳이 치부한다고 해도 정직과 권력의 절제는 역시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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