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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QE 시대] 내년 '미국 금리인상 충격'보다 '신흥국 위기 전염'이 더 큰 리스크

■ 한국경제 영향은

신흥국 금융불안 확산 땐 국내 금융시장 직격탄

성장둔화속 내외 금리차 축소로 자본 유출 가능성

强달러로 연말 원·엔환율 950원까지 하락할 수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한 30일 서울 명동 외환은행 딜링룸에서 외환딜러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에 영향을 받아 전날보다 8원20전 급등한 1,055원50전에 마감했다. /권욱기자


미국이 6년간의 양적완화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시장 참가자 모두가 한국에 미칠 영향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 악화, 성장률 둔화 등으로 경제 펀더멘털이 예전만 못한 가운데 내외 금리 차마저 급속히 줄어들고 있어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물경제도 과거에는 미국이 살아나면 우리 경제도 긍정적 영향을 받았지만 양국의 의존도가 예전만큼 크지 않고 내수도 지지부진한 상황이어서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미 금리 차 7년 4개월래 최저…채권도 불안하다=정성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최근 한국과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서로 붙어다니고 있다"며 "미국 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지고 환율도 상승한다면 외국인투자가들이 굳이 한국 국채를 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 국고채 10년물과 미 10년물 국채금리 차이는 29일 현재 0.39%포인트로 2007년 6월 수준까지 좁혀졌다. 3년물 역시 올 1월 2.15%포인트에서 1.28%포인트로 줄어든 상태다. 정 연구위원은 "우리 국채를 외국 중앙은행들이 장기적 안목으로 보유하고 있다지만 만기 도래분을 재매입하지 않고 선진국에 투자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특히 자산운용사인 템플턴이 우리 국채의 30%나 보유하고 있는데 이 회사가 발을 빼면 변동성이 증폭되는 등 리스크 요인도 안고 있다"고 밝혔다.

신흥국 금융불안이 우리나라에 전염될 가능성은 상존한다. 지난해 역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페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시사하면서 일부 신흥국 사이에서는 외환위기 가능성이 고조되며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을 친 바 있다. 한국은행도 이를 주시하고 있다. 한은은 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대외적 잠재요인이 복합적으로 발생할 경우 외환 건전성 여건이 취약한 신흥시장국을 중심으로 금융불안이 확산되면서 우리나라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발 금리인상에 따른 직접적 충격보다는 신흥시장 동요로 인한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의미다. 허재성 한은 부총재보는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선다면 자본유출 쪽으로 리스크가 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전만 못한 미국 의존도…실물경제도 불안=실물경제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양적완화 종료는 미국의 경기회복을 뜻하지만 한미 간 경제 의존도가 예전만 못해 이에 따른 이익도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7년 우리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2.3%였지만 지난해에는 11.1%로 줄어들었다. 정 연구위원은 "미국 경기 호조에 따른 우리의 수출 호조를 예상하고 있지만 실제 과거보다 우리 경제의 미국 의존도는 줄어들어 기대만큼 이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중국과 유럽의 경기부진이 우리 실물경제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07년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2.1%에서 지난해 26.1%로 증가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우리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달한다.

◇연말연시가 분수령=전문가들은 연말연시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박상규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서 매파적 시각이 좀 더 반영되면서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왔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변동에 반년 정도 먼저 움직이는 금융시장 특성상 연말연시에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12월에는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종료 후 첫 기자회견도 열린다. 그가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 이외에도 현재 19조달러를 굴리는 전세계 10대 자산운용사가 수정된 투자계획을 집중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것도 연초이기 때문에 금융시장 변동성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도 마찬가지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12월 FOMC까지 원·달러 환율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말 원·달러 환율 전망치가 최대 달러당 1,08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다만 엔화가 더 큰 폭의 약세를 보여 원·엔 환율은 100엔당 95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 연구원은 "12월을 기점으로 환율의 방향성이 분명히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8원20전 급등한 1,055원50전에 장을 마쳤고 원·엔 환율은 967원46전으로 보합세를 보였다. 다만 낙관론도 존재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금리인상이 완만하게 진행되면 신흥국에 주는 타격도 작을 것이고 그런 혼란이 우리나라까지는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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