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업 구조조정 자문사인 알릭스파트너스는 4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상장기업 1,600여곳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17%가 기업 부실 정도 측면에서 ‘경고’(On Alert) 단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는 알릭스파트너스가 기업의 재무 정보와 주가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기업 부실화 지표’를 적용해 얻은 것으로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작성됐다.
전체 기업의 9%는 앞으로 3분기 이내에 파산 가능성이 큰 ‘부실화 위험 큼’(High Risk) 판정을 받았다.
‘위험’군에 속한 한국 기업은 전체의 26%로 2012년 4분기(27%)와 비교했을 때 1%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쳐 부실화 개선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알릭스파트너스는 설명했다.
정영환 알릭스파트너스 한국사무소 대표는 “국내 기업의 기업개선과 구조조정은 미래 가치 창출보다 현재의 유동성 확보와 채권 상환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이어 “이러한 구조조정은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기업의 근본적인 펀더멘털(기초여건)을 개선하지 못해 장기적으로 부실화의 반복만을 가져올 뿐”이라고 설명했다.
부실화 위험이 큰 기업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조선·해운(33%)이 가장 많았다. 이어 금융산업(31%), 건설·부동산(18%), 중장비(15%), 문화·레저(14%) 등의 순이었다.
또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를 비교했을 때 기업 부실화 평균 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는 한국(9%)이었다. 일본과 싱가포르의 기업 부실화 지수는 각각 2%였다.
일본은 2011년 대지진 여파로 발전산업이, 싱가포르는 전기전자(IT) 산업군이 주요 위험 산업군으로 꼽혔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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