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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일부 프로들 매너실종 추태만발
입력1999-06-08 00:00:00
수정
1999.06.08 00:00:00
최창호 기자
『야! 지금 레슨하고 있으니까 조금 있다 치워!』『야이~ ××, 젊은 계집애가 어른이 연락처를 달라면 가르쳐 줘야지. 왜 대꾸가 없어! 이런….』
지난주 끝난 한 대회에서 일부 국내 남자프로골퍼들이 도우미들에게 내뱉은 말들이다.
골프가 대중화되면서 인기스포츠로 부각되자 일부 프로들이 마치 「특권층」인양 착각하며 프로골프계의 「물」을 흐려놓고 있어 대책마련이 심각하다. 이들은 참가선수라는 신분을 망각하고 문하생을 연습장에서 지도하는가 하면 행사장 도우미에게 개인연락처를 묻고 가르쳐 주지 않자 입에 담지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한국 프로골프계의 수준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 프로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세리가 특정언론인의 골프장 퇴장을 요구하는 방자한 행위로 물의를 빚은 터에 국내 남자프로골프계도 「매너와 에티켓」은 온데간데 없다.
대회 관계자들은 2라운드가 끝난 뒤 연습스윙으로 수북히 쌓인 연습장의 볼을 수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막상 실무업무를 맡아 연습장을 찾은 경기진행보조요원들은 볼을 줍지 못하고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K프로가 자신이 캐디로 대동한 제자의 스윙을 점검(레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진행보조요원들은 협조를 구했으나 K모프로는 『지금 레슨하고 있으니까 나중에 치우면 될거 아니야?』며 안하무인이었다. 이 K프로의 방자함은 3라운드때 극에 달했다. 전반 9홀을 끝내고 후반 라운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퍼터로 소무를 찍고 리프트카에 탑승해서는 철재바닥을 퍼터로 내려치는 등의 행패(?)부렸다.
이 때 리프트카의 안내를 맡은 도우미들을 이같은 공포분위기에 주눅이 들어 도망가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날 K프로의 스코어는 아마추어도 칠 수 있는 80대였다.
대회 관계자는 『아무리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안타깝다』고 개탄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2라운드에서 컷 오프 탈락한 H모프로의 추태였다.
경기를 끝마친 H프로는 클럽하우스 프론트 맞은 편에 자리를 잡고 행사장 안내를 맡고 있는 미모의 도우미에게 「연락처」를 가르쳐 주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고함을 지르는 어처구니없는 행동으로 주위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도우미들은 『개인적인 연락처는 말씀들릴 수 없고 사업적인 용무가 있으면 저희 매니지먼트사의 실장과 직접 얘기하라』라고 정중히 거절했으나 되돌아온 답변은 『젊은 것이 건방지다』는 욕설 뿐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날 대회장을 찾은 한 갤러리는 주차안내요원을 발로 차고 욕설을 퍼붓었다. 주차안내요원은 클럽하우스 주차장이 복잡한 관계로 골프장 입구의 임시주차장을 이용할 것을 권했으나 『내가 누군지 알아, 나 L모프로의 가족인데…』하며 골프장으로 향했다. 이를 강력히 항의한 주차안내요원은 결국 폭행까지 당했다.
사태가 이런데도 KPGA측은 진상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KPGA 고위관계자는 『이같은 내용의 보고를 전혀 받은 바 없다』 『사실여부를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를 참관한 갤러리들은 『아마추어수준의 에티켓도 지키지 못하는 프로가 과연 프로골퍼라고 할 수 있을지 정말 한심스럽다』며 『어떤 식으로든 강력한 징계가 필요한게 아니야』고 입을 모았다. /최창호 기자 CH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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