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이상득 한나라당 사무총장

"박빙승부 수도권 전승 자신"이상득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4일 6ㆍ13 지방선거에서 접전이 예상되고 있는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3곳서 "모두 승리를 예상한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이 총장은 "상대당 후보를 비방하는 네거티브 전략은 절대 쓰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당 후보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상대 후보를 비방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이어 "우리당은 국가보조금에 의존해 최소비용으로 양대 선거를 치를 것"이라며 "시대적 흐름이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고 따라서 검은자금은 생각할 수도 없다"며 '돈 선거 절대불가'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이 총장은 "지금은 의식자체가 변화하지 않으면 어떤 정책을 써도 안된다"며 "위에서 법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경제신문은 지난번 민주당 김원길 사무총장에 이어 이날 이 총장을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만나 지방선거에 임하는 전략 등을 들어봤다.

-한나라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부패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대통령 아들비리 등을 포함, 김대중 정부의 국정을 제대로 심판하는 선거가 되도록 할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전망은.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당은 지역감정의 벽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서울ㆍ경기ㆍ인천 모두에서 승리를 거둘 것이다.

그렇다고 상대방 후보를 비난하거나 흑색선전을 일삼는 네거티브 전략은 절대 쓰지 않겠다. 나는 우리 당 후보에게 (상대방 후보를) 절대 비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정책대결이나 비전을 제시하는 포지티브 전략을 취할 것이다. 여론조사에서도 포지티브 전략이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최대 강점은 뭔가.

▲이 후보는 트릭(속임수)을 쓰지 않고 원칙을 소중히 여긴다는 점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이다. 일부서는 속이 좁다고 들 하지만 지금은 위에서부터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을 써도 안된다.

정치인들이 얼렁뚱땅 거짓말이나 해서 그때 그때의 위기나 모면해서는 안된다. 이 후보는 또 부지런하다는 것이다.

나도 열심히 산다고 하지만 이 후보는 나보다도 더 열심이다.

-구체적인 예를 한가지 든다면.

▲지난번 지방유세를 다닐 때 나는 비행기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잘못된 일이지만 교통신호를 위반해 가면서 공항으로 간 적이 있다. 그런데 함께 출발했던 이 후보는 3~4분 늦게 공항에 도착했는데 알고 보니 교통신호를 일일이 지키면서 왔다는 것이다. 부끄러웠다. 위에서 법 지키는 게 급선무다.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중앙당사에 불법 전화홍보 사무실을 운영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 경선제 선거인단 5만명을 일일이 확인해 선별해 내거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설치됐다가 최근에는 당원들에게 지방선거 유세에 참석을 독려하는 차원의 통상적 당무활동을 해 온 것이다. 이 후보 선거운동과는 무관하다.

-당 재정은 어떤지.

▲지난달 개최된 중앙당 후원회에서 예상보다 많은 후원금이 들어온 것은 아니고 예상만큼의 후원을 받았다.(웃음) 앞으로 후원회는 대선 전에 한번 더 열 것이다.

선거자금 문제는 비록 우리당이 제1당이지만 야당으로서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아울러 시대적 흐름이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어느 때보다 엄격하게 요구하고 있으므로, 이제 검은자금 등은 생각할 수도 없다. 우리당은 국가보조금에 의존하여 선거를 치르려고 한다. 그동안 야당이 된 이후 각종선거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선거를 치른 경험도 쌓았다. 옷에다 몸을 맞추려고 한다.

-사무총장으로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며 보람은.

▲어려운 점은 재정적인 문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무처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나름대로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

이런 와중에 본의 아니게 누가 된 분들에게 죄스런 마음이다. 보람이라면 이렇게 어렵고,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사무처요원이 합심해서 정권 교체를 꼭 이루겠다는 컨센서스(합의)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동안 당 내부의 갈등 요인도 거의 해소되어 가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만큼 실물경제 전문가로 통한다. 당의 대기업 정책에 대해 일부에서 '친재벌 정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우리당은 기업들이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각종규제가 완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규제완화의 목적은 경쟁력 제고이고, 이것이 바로 국가경쟁력을 위한 것이다. 우리당의 기업정책은 재벌보호 정책이 아니고 경쟁력 강화 정책이다.

-이번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여성할당제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불만이 거세다.

▲오히려 그 반대다. 비례 시의원의 경우 35명중 25명을 여성 몫으로 할당했다. 여성을 너무 우대했다고 일부에서는 항의할 정도다.

-정치인으로서 신념을 들려달라.

▲정치인이면 거짓말도 하고 얼렁뚱땅 일을 얼버무리는 기술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절대 그렇지 않는다. 내가 출마할 당시 지역현안이 도로포장 문제였는데 일부 참모들이 '일단 해 주겠다고 약속하라'고 하더라. 그런데 나는 끝내 '내게 맡겨 달라.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지지자중 한사람이 '차라리 잘 했다.

된다고 거짓말하는 것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솔직히 말한 것이 더 좋다'고 하더라.

-지방선거를 위해 각 지구당별로 1억~2억원을 지원했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사실인가.

▲국고보조금 300억원중 지난번 경선비용과 기탁금, 앞으로 당 운영비 50억원을 빼고 나면 사실상 남는 게 없다.

대담=황인선 정치부장

김홍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