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들이 미국LPGA투어 미켈롭울트라오픈(총상금 220만달러)에서 이름을 바꿔가며 단독 선두를 내달리고 있다.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골프장 리버코스(파71ㆍ6,315야드)에서 펼쳐진 이 대회 3라운드. 이날 주인공은 이지영(22ㆍ하이마트)이었다. 이지영은 보기 없이 버디만 8개 쓸어 담으며 8언더파 63타의 코스 레코드 타이를 기록, 3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02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1라운드에서 이정연(28)이 8언더파 코스 레코드 타이를 세우며 단독 선두에 나섰고 전날까지 자리를 지켰던 데 이어 사흘 연속 한국 선수들이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차지한 것. 이정연은 이날 1오버파로 주춤했던 탓에 이지영에 1타 뒤진 10언더파 단독 2위가 됐다. 뒤를 이어 이날만 3타를 줄인 이미나(26ㆍKTF)가 7언더파 206타로 공동 3위 그룹을 이뤄 최종 라운드 한국 선수들끼리의 우승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이날의 기세로는 이지영이 가장 우승 문턱에 근접해 있다. LPGA투어 평균 드라이버 순위 2위(272.9야드)에 랭크돼 있고 이 대회에서는 평균 280야드 이상의 장타를 기록 중인 이지영은 이날 아이언 샷 정확도에 퍼팅의 정교함까지 보태며 발군의 실력을 과시했다. 대부분의 파4홀 세컨 샷을 웨지로 쳤고 8개의 버디 퍼팅은 모두 4m 안쪽의 비교적 짧은 거리였을 정도였다. 우드로 티 샷했던 1번홀(파4ㆍ373야드)에서는 7번 아이언으로 세컨 샷, 185야드짜리 파3인 2번홀에서는 5번 아이언으로 티 샷을 날려 각각 버디를 뽑아냈던 이지영은 이후 본격적인 숏 아이언 세컨 샷 퍼레이드를 펼쳤다. 6번홀(파4ㆍ369야드)에서는 284야드의 티 샷을 날린 뒤 56도 웨지로 가볍게 버디를 낚았고 401야드 파4의 8번홀에서는 피칭 웨지로 세컨 샷을 해 3m 버디를 챙겼다. 405야드의 10번홀(파4)에서는 9번 아이언으로 홀 바로 옆에 볼을 떨궈 가볍게 1타를 줄였다. 11번(336야드), 14번(362야드)에서 각각 60도와 56도 웨지로 세컨 샷을 날려 버디를 잡았다. 473야드짜리 파5인 15번홀에서는 290야드에 육박하는 드라이버 샷을 날린 뒤 5번 아이언으로 세컨 샷해 그린을 오버시키며 장타 솜씨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지영은 이 홀에서 칩 샷을 핀 2m에 붙여 다시 1타 줄였다. 이날 이지영이 기록한 8언더파는 본인 기록으로는 2번째. 지난해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도 63타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은 투어 생활을 뒷바라지하는 아버지 이사원씨의 생일이어서 의미가 더 컸다. 이지영은 “드라이버 샷이 좋아 페어웨이에서 세컨 샷을 하니 아주 편하게 경기가 풀렸고 프로암 때부터 퍼터를 바꾼 데다 캐디 조언대로 퍼팅 라인업을 맞췄더니 결과가 아주 좋게 나왔다”며 경기에 크게 만족했다. 또 “그 동안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서 2번 플레이했지만 모두 우승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꼭 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버디 2개에 보기 3개로 1오버파 72타를 치는 바람에 이지영에 1타 뒤져 2위가 된 이정연 역시 “이지영의 장타에 주눅들지 않고 내 플레이에 집중하겠다”며 생애 첫 승 의지를 다져 막판 한국 선수들끼리의 우승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지난해 신인왕인 이선화(20ㆍCJ)가 6언더파 65타를 치며 공동8위(6언더파 207타)로 순위를 끌어 올렸고 김미현(30ㆍKTF)은 1타를 줄이며 공동12위(4언더파 209타)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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