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J그룹이 통합 택배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면서 계열사인 CJ대한통운과 CJ GLS 간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사 모두 물류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합병을 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과 CJ GLS는 최근 CJ그룹이 개발 완료한 통합 택배 시스템을 같이 이용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과 CJ GLS는 모두 물류 사업을 주로 하고 있는 CJ그룹의 계열사. 따라서 양사가 통합 시스템을 같이 이용한다는 것은 합병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CJ그룹 고위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사항은 없지만 시너지가 발생하는 최적의 선택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합병 가능성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더욱 적극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의 시스템 통합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 동일한 사업을 하는 두 회사를 별도로 운영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합병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양사가 합병할 경우 CJ제일제당이 보유한 CJ대한통운의 지분 20.08%를 지주사인 CJ가 매입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CJ대한통운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CJ제일제당(20.08%), CJ GLS(20.08%) 등 CJ그룹이 40.16%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우건설(10.33%), 아시아나항공(7.06%) 등이 5% 이상 보유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를 지주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보유할 수 없도록 돼 있어 CJ제일제당이 보유한 지분을 CJ가 매입하면 자회사로 편입돼 순환출자 가능성이 사라진다.
문제는 CJ가 CJ제일제당으로부터 CJ대한통운의 지분 20.08%를 사올 여력이 있는지 여부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CJ는 현금과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등을 합치면 약 4,790억원의 유동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양 연구원은 "CJ가 6월 삼성에버랜드의 보유주식(5만8,832주)을 전량 처분해 1,070억원의 현금이 유입되는 등 유동성 보유금액이 충분한 상황"이라며 "부채비율도 30% 미만이어서 차입이 얼마든지 가능해 CJ대한통운의 지분을 인수할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CJ는 CJ대한통운의 지분 48.1%를 보유하며 지주회사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