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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이것이 승부수] 중견그룹도 새 사업개척 팔걷는다

내실서 공격경영 전화 세계 일류향해 질주한화·동부등 인수업체 성패에 승부 걸기도 국내 중견그룹들은 올해 '변신의 해'를 맞는다. 새로운 기술과 시장개척, 새 사업 인수를 통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들 그룹은 새 사업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그룹의 운명이 바뀔 것으로 판단, 그룹의 역량을 한 곳에 집중시키고 있다. 이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부시스템을 정비하고, 새로운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 등 세계 일류기업 도약을 위한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중견그룹들이 외환위기 이후 부실사업을 청산하고 내실위주의 경영을 펼쳤으나, 이제 새로운 도약을 위해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결국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의 결과가 그룹의 존폐까지 결정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업체 성패에 미래건다 = 한화그룹은 대한생명 인수를 통해 그룹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특히 대생과 신동아화재를 중심으로 기존 한화증권ㆍ투신을 묶어 종합금융그룹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 계열사 가운데 한화유통ㆍ증권ㆍ석유화학 등은 대생 인수 분담금으로 수천억원씩을 투자했기 때문에 대생의 경영성과가 주요 계열사들에 미치는 파급력도 엄청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이 "무보수로 대생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그룹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동부그룹은 기존 사업을 반도체와 금융부문으로 집중시킨다. 동부는 아남반도체를 인수, 반도체 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아남을 인수하게 될 경우 국내 최대 반도체 수탁가공(파운드리)업체로 부상하는 것은 물론 타이완 업체들에 이어 세계 3위권까지 넘볼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동부금융그룹으로 통합된 금융계열사들을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최첨단 시설을 갖춘 동부금융센터 사옥을 새로 짓고 계열사들을 속속 집결시켜 그룹 역량을 모으기도 했다. ◇공기업 '때'뺀다 = 포스코의 올해 경영목표는 매출 12조원, 영업이익 2조955억원이다. 이는 생산을 줄이더라도 이익은 높인다는 내실경영을 올해도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포스코는 지난 2000년 10월 민영화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투명경영을 올해도 이어나간다. 특히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바탕으로 6시그마 운동을 벌여 더욱 투명하고 경쟁력있는 시스템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기술력이나 생산량은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투명성을 갖춘 회사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기업 자체가 투명해야 하며 이는 성공적인 민영화 기업이 되기 위한 첫번째 과제"라고 설명했다. 두산그룹도 두산중공업을 인수한후 민영화 작업에 온 힘을 쏟아 붓고 있다. 지난해 40여일간의 노조파업으로 진통을 겪은 두산중공업은 올해 새로운 노사관계 정착과 내실있는 경영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공기업 시절의 구태를 벗어내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인식, 경영 현안에 대해 원칙고수를 강조하고 있다. 김진 두산그룹 상무는 "지난해 노조파업으로 3,4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어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노사관계를 만들 것"이라며 "영업이익률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핵심 경영목표"라고 밝혔다. ◇새 사업으로 영토확장 나선다 = 롯데그룹은 지난해 동양카드를 인수, 카드사업에 뛰어들었다. 공격경영으로 눈길을 끌었던 롯데는 미도파 인수와 외식업(TGIF) 진출 외에도 현대석유화학 인수 도전 등 돈 될 만한 사업을 찾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는 기존 유통왕국 롯데에 시너지를 보탤 수 있는 연관산업들을 인수, 사업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올해 롯데는 그동안 인수했던 사업을 정착시키는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특히 동양카드는 롯데가 금융부문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될 뿐 아니라 기존 유통ㆍ레저사업과의 시너지를 높일 경우 엄청난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는 또 러시아에 호텔을 건설작업이 시작되고, 중국 테마파크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등 해외 진출도 꾀하고 있다. ◇조직정비 통해 재도약 발판 마련 = 현대그룹은 최근 몇 년 동안 자동차그룹과의 분리 등으로 크게 위축됐던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계열사별로 안정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실상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했던 현대상선은 지난해말 지주회사 역할을 포기, 해운업에만 전념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자동차운반사업을 매각하면서 유동성 위기에서 탈출한 현대상선은 현대택배와의 업무제휴를 강화, 해외택배사업에 진출하기로 해 올해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조직을 정비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한진그룹도 조중훈 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대한항공, 한진해운, 한진중공업 등 주력 3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 작업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3개사들은 서로의 지분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기간내에 분리작업이 어려울 전망이지만, 가능한 빠른 시일내 새로운 체제를 구축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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