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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보급률 15%서 50%로” 가격파괴 붐

◎효성T&C·코오롱·LG산전 등 저가형 비역삼투압 제품 개발/전문대리점 확대·AS차별화 10만∼30만원대 소비자 판매/‘웅진·청호 따라잡기’ 도전장 영세업체 어려움가중 예상정수기시장에 가격파괴등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올해 들어 대기업의 저가형 비역삼투압 정수기가 높은 판매신장세를 기록하며 정수기시장의 기존 구조를 흔들고 있다. 이에따라 최대 생산업체인 웅진코웨이개발이 중저가형 정수기 개발에 나서는 한편, 정수기업체간의 정수방식을 둘러싼 논쟁이 재연되며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또 경기불황에 따른 판매부진과 먹는물관리법의 강화로 영세 정수기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의 이같은 추세가 내년에도 계속돼 결국 정수기시장이 대기업대 기존 업체간의 2자구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기 시작한 대기업의 정수기시장 진입은 올해 들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효성T&C및 코오롱, LG산전이 웅진, 청호가 장악하고 있는 고가형 역삼투압(RO) 정수기를 피해 중공사막 또는 은세라믹필터 방식의 신제품 으로 시장을 공략,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그러나 가격이 10만원에서 30만원대의 저가형인 만큼 5천억규모의 정수기시장에서 비역삼투압 정수기는 금액으로 볼때 아직은 미미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자체개발한 정수기 하이필의 시판에 들어간 코오롱은 현재 월1만대 이상을 팔아 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하이필의 특징은 초소형 직결여과식에다 13만원대의 저가인 점. 기존 역삼투압정수기가 2백만원대를 넘는 고가인 점에 비하면 파격적인 가격이다. 코오롱의 한관계자는 하이필이 중공사막이라는 첨단 정수필터를 사용, 필터교체의 번거로움을 대폭 줄였고, 미네랄을 통과시켜 건강한 물로 만들어주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이유라고 밝혔다. 코오롱측은 하이필의 이같은 판매신장에 힘입어 정수기 생산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코오롱은 최근 경북 경산공장에 1백억원을 투자, 기존 생산능력의 두배규모인 연간 80만대의 정수기 생산시설을 갖췄다. 코오롱은 제품을 차별화한데 그치지 않고 기존 정수기판매의 정석이던 방문판매방식대신 전문대리점을 비롯 편의점, 슈퍼마켓, 약국등 기존 유통망을 통한 판매방식을 취하고 있다. 고가의 역삼투압정수기가 가장 공격적인 판매방식인 방문판매로 지난 몇년간 높은 매출신장세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코오롱은 제품면에서 비역삼투압방식을, 가격면에서 10만대의 저가를, 그리고 판매방식에서 대리점및 편의점 판매를 통해 기존 정수기업체와 차별화를 추구, 정수기시장의 새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양상이다. 코오롱이 차별화 전략을 통해 정수기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자 효성T&C와 LG산전이 이를따라 유사한 전략으로 정수기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효성T&C는 지난 8월 35만원대의 데스크탑형 정수기 듀라인―안심을 개발, 판매에 들어갔다. 효성T&C는 수도물을 끓여 먹는 소비층과 약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중저가로 가격대을 책정, 중산층 이하를 공략한다는 전략을 실행중이다. 판매방식을 보면 효성T&C 역시 방문판매가 아닌 대리점및 취급판매점을 활용하고 있다. 효성T&C측은 올해 총매출이 지난해보다 2백50% 신장한 2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LG산전도 지난 5월 카타딘 은세라믹필터를 채택한 미네피아 정수기를 앞세워 정수기시장에 진입했다. LG산전은 뒤늦게 뛰어든만큼 제품및 판매방식, 애프터서비스를 차별화해 후발주자로서의 불리함을 극복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LG산전측은 핵심필터가 주기적 세척만으로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어 역삼투압에 비해 5년사용시 85만원이 절약되고, 가격이 중저가형인 점을 강조하고 있다. LG산전은 8월까지 총 29억1천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저가형의 비역삼투압 정수기와 대리점판매방식을 내세워 그동안 비정수기 사용계층이던 중산층 아래의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중이다. 정수기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웅진코웨이개발및 청호나이스등과 전면전을 피하면서 차별화된 시장을 공략, 정수기시장에 저가정수기바람을 몰고 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대해 웅진코웨이개발, 청호나이스등 정수기전문기업들의 수성전략도 만만치 않다. 웅진코웨이개발은 방문판매방식의 강점을 살려 소비자설득을 통해 역삼투압 정수기의 우수성을 인지시키고, 확실한 애프터서비스를 보장해줄 수 있는 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웅진코웨이개발은 판매촉진을 위해 지난 1월 판매회사인 웅진코아를 설립, 대대적인 판매활동에 벌이고 있다. 웅진코아는 현재 4백여개의 사업국을 운영할 정도로 방문판매인력이 증가세에 있다. 웅진코웨이개발은 판매망 확대와 더불어 역삼투압방식이 정수능력면에서 우수, 안전한 물을 만들어 주는 과학적인 정수장치임을 홍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위해 TV-CF도 새로 제작, 건강학 강좌로 유명한 황수관박사를 모델로 캐스팅, 물건강학이라는 컨셉으로 소비자들을 붙잡을 계획이다. 웅진코웨이개발은 내년초 비역삼투압방식의 저가형 정수기도 출시, 제품다각화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웅진코웨이개발의 한 관계자는 코오롱과 효성T&C의 정수기처럼 중공사막을 사용한 저가형 정수기를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청호나이스 역시 정수기시장의 수성을 위해 다각적인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최근 서울을 비롯, 전국 지역별로 애프터서비스 전담맨을 두고 시내 6시간, 시외 24시간내에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애프터서비스를 사전 예약할 수 있게 하고, 사장실 직통전화를 개설하는등 다양한 고객만족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향후 디자인에 역점을 둔 정수기로 승부를 걸 계획이다. 그동안 정수기들이 품질경쟁을 해왔으나, 앞으로는 우수한 디자인과 편리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이 업계를 주도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청호나이스측은 소비자들이 TV,냉장고등 고가품의 전자제품들을 모델의 변화에 따라 새로 구입하는 소비양상을 보이는 것처럼 정수기 역시 개선된 모델에 따라 구매가 계속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청호나이스는 고급제품중심의 고가화전략을 판매전략으로 계속 밀고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외에 신성씨앤지등 2위권 정수기업체들의 경우 올해들어 신제품 개발경쟁보다는 판매활동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신성씨앤지의 경우 판매조직을 연내에 3백개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세우는 한편, 취약지역인 대구, 마산지역의 판매망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내수시장에 참여한 거산인더스트리는 지난해 12월 코스웨이라는 다단계판매회사를 설립하고, 연말까지 판매회원을 5만명으로 늘리기 위해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올해 정수기시장의 또다른 특징으로 경기불황여파에 따른 대부분 정수기업체들의 판매부진을 들 수 있다. 정수기시장의 1/2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웅진코웨이개발은 매년 30―40%이상의 판매증가율과 달리 올해는 9.3%의 증가에 그친 것으로 자체집계하고 있다. 전체 정수기시장의 신장율 역시 93년 75% 증가한 반면 올해는 신장률이 25%이하로 둔화될 전망이다. 정수기보급율은 약 15%내외. 전문가들은 선진국의 50%이상의 보급율에 비추어 정수기시장은 앞으로 계속 확대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이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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