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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급 유리알 그린 넘어라

그린 스피드 엄청 빨라져 툭친 퍼트도 3m는 굴러<BR>4번홀 페어웨이 굴곡 심해 티샷 길면 세컨드 샷 고생

‘그린과의 전쟁.’ 25일 개막하는 신한코리아골프챔피언십(총상금 360만달러)은 그린에서 승부가 가려질 공산이 크다. 대회장인 제주 중문GC(파72ㆍ7,515야드)는 국내 첫 PGA 공인대회 개최를 위해 대대적인 ‘성형수술’을 받았다. 의도하지 않은 슬라이스나 훅이 나지 않도록 18개 티잉그라운드 전부를 수평으로 맞추고 페어웨이 폭을 24m 이내로 좁혔으며 러프를 기르고 벙커 모래를 새로 깔기도 했다. ‘PGA 규격’으로 탈바꿈한 중문골프장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변모를 보인 곳은 그린. 당초 이곳은 그린 잔디 길이가 4.5㎜ 정도였지만 지금은 2.89㎜로 유지하고 있다. 그린 스피드를 재는 스팀프미터로 10~11피트(3∼3.3m)가 나올 만큼 엄청나게 빨라졌다. 툭 친 퍼트도 3m 이상 굴러가는 ‘유리알’ 그린인 셈이다. 스팀프미터는 V자 홈이 파인 길이 1야드(약 91cm)의 막대 형태 장비. 이를 지면에 대고 20도 정도 기울여 볼이 굴러간 거리를 피트 단위로 측정한다. 오르막과 내리막 양 방향에서 측정한 평균치가 그린 빠르기다. 지난 22ㆍ23일의 연습라운드, 그리고 24일 프로암대회를 치르며 코스를 경험한 선수들은 완벽한 코스 상태에 만족감을 나타내면서도 크고 빠른 그린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최경주(34ㆍ슈페리어ㆍ테일러메이드)는 “그린이 상당히 빠른 데다 굴곡이 있다. 내리막 경사에 걸리면 대단히 위험하고 좌우로 휘어지는 퍼트에서도 실수가 나오기 쉽다”면서 “그린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올해 일본프로골프에서 2승을 거둔 제주 출신의 양용은(32ㆍ카스코)도 “퍼팅이 관건”이라고 예측했다. “지금까지 중문에서 40번 가까이 라운드를 해봤지만 이렇게 그린이 빨랐던 적은 없었다”는 그는 “일본투어에서도 일본오픈이나 던롭피닉스대회 정도에서만 경험해본 스피드”라고 말했다. 올 시즌 매경오픈에서 우승하며 한국 그린을 경험해봤던 마크 캘커베키아(미국)도 “그때와 다르다. 그린이 빠르고 착시현상까지 있어 3퍼트를 많이 할 것 같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한편 ‘승부 홀’로는 4번과 18번홀(이상 파4)이 꼽히고 있다. 핸디캡 1번인 4번홀은 430m로 길고 페어웨이 굴곡이 심한 데다 티샷이 너무 길면 내리막에서 까다로운 세컨드 샷을 해야 한다. 425m의 18번홀은 세컨드 샷 지점부터 오르막이 시작돼 핀을 공략하기 힘든 만큼 짧은 퍼트를 남기기가 어렵다. 맞바람이 자주 부는 17번홀 등 4개의 파3 홀도 200야드 내외로 길어 승부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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