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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고통만큼 실적호전"

■ 불황속 호황 기업들신세계 이마트에 역량집중 최대실적 전망 개성상인과 의주상인의 경쟁을 다룬 드라마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무모하리만큼 저돌적인 의주상인과 달리 약지만 시장에 따라 유연하게 장사를 하는 개성상인의 모습이 잘 표현되고 있다. 불황 속에서 국내 기업들의 모습을 보면 드라마 속의 개성상인과 의주상인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난다. 독특한 마케팅 전략, 차별화된 상품, 구조조정 등에 성공한 기업은 불황의 늪에서 일찌감치 빠져나와 사상최고의 실적을 누리고 있지만 여전히 과거의 방식대로 영업에 나선 기업들은 불황에 허덕이며 줄줄이 파산의 운명까지 맞고 있다. 의주상인이 결국 조선후기 청국무역의 주도권을 개성상인에게 내주는 것과 비슷한 운명이다. ◆ 위기는 곧 기회 불황 속에서도 생로를 찾은 기업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경기가 침체되며 이동전화 사용도 줄어들어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던 SK텔레콤의 경우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대신 '품질통화'를 내세우며 매출을 늘려나갔다. 또 TTLㆍ리더스 등 특화된 서비스로 고객층을 차별화하는 영업전략은 다양한 고객확보로 수익을 증가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현대모비스도 위기를 기회로 포착한 대표적 기업이다. 백화점식 생산으로 매출은 늘어나지만 수익성이 떨어지던 기업구조를 외환위기(IMF) 이후 과감하게 바꿔 현대ㆍ기아차의 AS 부품업체로 탈바꿈하며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신세계는 집중화 전략으로 불황을 벗어나고 있는 대표적 케이스. 백화점 사업의 한계를 할인점인 E마트로 극복하며 소비심리 위축이라는 악재를 누르고 최대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주식시장에서 가치주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태평양도 위기를 발판으로 삼은 기업이다. 외국 유명화장품 업체들의 시장진입에 맞서 주름살 제거제 등 기능성 화장품으로 주력상품을 바꾸고 방문판매 등을 강화하는 등 시장다변화 전략을 꾀했다. 이에 따라 지난 3ㆍ4분기까지 누계실적은 영업이익으로 지난해 전체 실적보다 190억원이나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정환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 기업들은 나름대로 불황에 대비한 구조조정ㆍ제품다각화 등 전략을 세운 기업들"이라며 "이들 기업들의 실적 호전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기업은 불황극복, 근로자는 보너스 사상 최대 이익이 기대되는 자동차와 유통ㆍ통신업계 근로자들은 비교적 넉넉한 연말을 기대한다. 상반기 최저 215%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됐던 신세계는 하반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성과급을 기대하고 있고 LG홈쇼핑 역시 지난달 매출액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월별 1,000억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해 연말 성과급에 대한 기대가 크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계열사 직원들은 지난해 100만원씩의 특별격려금과 올 추석 때 두둑한 보너스ㆍ귀향비 등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도 풍성한 연말을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시장점유율 제한이 풀리면서 본격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선 SK텔레콤은 3ㆍ4분기까지 4조5,170억원의 매출을 기록, 연간 사상 최대 매출이 예상되면서 올초와 같은 400%(기본급 기준)의 특별상여금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반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올초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 이익분배금을 받았던 삼성전자는 올해의 경우 순이익이 절반 가까이 줄 것으로 보여 지난해와 같은 이익분배금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 주가도 호황 불황을 극복하고 있는 기업들의 평가는 주식시장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사상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기업들은 테러참사 전까지 연일 하락하던 지수에서 그나마 실적을 바탕으로 하락에 대해 안전판을 가지고 있었고 현시점에서는 주식시장의 유동성에다 실적 날개를 달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연초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타다 테러 참사로 주춤한 후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6일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도 꾸준히 높아져 6월 9%대에 불과하던 외국인 지분율이 현재는 15%를 넘어서고 있다. 가치주 열풍의 선도주였던 태평양 역시 1년새 3배 가까이 주가가 오르며 지난달 상장이후 처음 10만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SK텔레콤ㆍKTF 등의 주가 상승세도 눈에 띈다. 경기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호전되고 있는 IT주로 평가받으며 주가는 오름세를 타기 시작해 테러 참사 이전 주가에서 20% 정도 오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는 외국인 지분율이 연초에 이어 또다시 한도에까지 차오르고 있어 불황을 극복한 기업들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을 대표적으로 나타낸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유동성으로 저가대형주들의 강세가 보이지만 여전히 시장의 중심은 실적호전 기업들"이라며 "오는 15일 3ㆍ4분기 실적공개가 마무리되면 종목들간에도 실적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주가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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