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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동의보감' 현대적 시점에서 읽는다

젊은 한의학자 신동원, 김남일, 여인석 세사람이 「한권으로 읽는 동의보감」을 펴냈다.허준의 「동의보감」의 철학적 기반과 가치를 과학사·의학사적인 측면에서 상세하게 규명하고 있는 이 책은 중국 및 일본 한의학과 구별되는 우리 한의학의 본질과 세부적인 내용을 고찰하고 있다. 「한권으로 읽는 동의보감」은 또 처방전 차원의 소개에 그쳤던 기존의 관련서적과는 달리 몸의 안팎·질병·약물·침구·치료등 어느 부분도 소홀하지 않고, 인체는 곧 우주라는 일관된 관점에서 충실하게 정리하고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은 「황제내경」 출현 이후 송·금·원·명대까지 의학의 정수를 추려냈을뿐만 아니라 「향약집성방」, 「의방유취」등 조선의 의학전통을 잇고 있는 명저. 또한 「동의보감」은 소수의 한의학 종사자만을 위한 책이 아니었다. 그것은 조선시대의 양생·신체·질병의 문화를 해독하는 열쇠이다. 이 책 안에 담긴 각종 신체 부위, 그곳에 생긴 질병,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처방과 약물들은 17세기 조선시대의 체취를 물씬 풍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고리타분한 옛날 의서에 멈추는 것은 아니다. 특히 「동의보감」의 양생론은 시대를 뛰어넘어 현대인의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려줄 수 있는 지침서의 역할도 해낼 수 있다. 책의 구성은 몸 안의 세계를 보여주는 「내경편」, 몸 겉의 세계를 보여주는 「외형편」 그리고 환경과 질병을 다룬 「잡병편」, 약의 세계가 펼쳐지는 「탕액편」, 침과 뜸의 원리와 응용을 설명하는 「침구편」등으로 되어 있다. 여러가지 내용 중에서 프로이트 학파와는 달리 꿈이란 몸 안의 허실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동의보감」의 해석도 흥미롭다. 「간에 기운이 허하면 꿈에 버섯이나 향기 나는 풀을 보고, 실하면 나무 밑에 엎드려 일어나지 못하는 꿈을 꾼다. 심장의 기운이 허하면 불을 끄는 꿈을 꾸고 실하면 불 붙는 꿈을 꾼다…」 「동의보감」은 또 편안한 잠을 자려면 입을 벌리지 말고 가슴에 손을 모으지 말라고 한다. 입을 벌리면 사악한 기운이 몸 안에 들어오고, 손을 가슴에 모아두면 가위에 눌리기때문이다. 잠을 편안하게 자려면 반드시 옆으로 누워 무릎을 구부리고 자면 된다. 반대로 몸을 펴서 누우면 헛것들이 몰려든다. 요즘 사람들의 최대 화제인 살을 빼고 찌게 하는 비법도 나온다. 살 빼는 음식으로는 차, 붉은 팥, 뽕나무 가지차, 다시마등이 있다. 반대로 살을 찌게 하는 음식으로는 토란, 참깨, 보리, 순무씨, 부추등이 있다. 이처럼 「동의보감」에는 인체에 대한 깊은 이해와 병리현상, 그 처방전등이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또한 동양철학의 깊은 뜻도 숨어 있다. 「한권으로 읽는 동의보감」이 의학서에 멈추지 않고, 인문교양서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음은 바로 이때문이다. 도서출판 들녘 펴냄. /이용웅 기자 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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