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도입 추진/은행·증권·보험 겸업 촉진위해/정부

◎업무영역제한 사실상 폐지 효과/인수합병보다 비용·위험 등 줄어정부는 은행, 보험, 증권 등의 겸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금융기관에 한해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허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란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은행지주회사(Bank Holding Company)와 같이 1개 이상의 은행(금융기관)을 지배하는 회사로 다른 영업행위는 하지 않고 여러 금융기관의 지분을 소유, 관리하는 회사를 말한다. 예컨대 금융지주회사 설립이 허용될 경우 지분만 인수, 지배하므로 금융자회사를 새로 설립하거나 다른 금융기관을 인수, 합병하는데 따른 비용과 위험이 절감되며 지주회사 아래 은행, 증권, 보험 등 다양한 금융기관들을 수평적으로 경영, 관리할 수 있어 금융기관의 업무영역 제한이 사실상 폐지되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12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금융개혁위원회 설립으로 금융기관간의 업무영역철폐, 금융기관설립 등 금융산업개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장기검토과제로 남겨뒀던 금융지주회사 허용 여부를 조기에 결론짓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관련기사 2면>

공정거래위원회는 현행 금융관련법의 진입제한 등 각종 규제로 금융기관간의 경쟁이 저해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내부적으로 금융기관에 한해 지주회사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최근 금융지주회사 도입문제가 이슈화되고 있어 이의 장단점을 검토중이다』면서 『금융지주회사를 허용하더라도 산업자본에 의한 경제력집중 등 경쟁제한성이 있는 부문은 기업결합제한제도를 활용해 견제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해 금융지주회사 도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임을 시사했다.

지주회사제도는 현행 공정거래법에서 경제력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전면 금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재정경제원은 금개위의 설립으로 금융산업개편 등 금융개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은행, 보험, 증권의 겸업화를 가속화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재경원 관계자는 『은행, 증권, 보험 3대축의 겸업화라는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기 위해 금융업 상호간의 업무영역제한을 완화한 뒤 중장기적으로 자회사 설립방식 또는 지주회사 설립의 형태로 겸업화를 추진할 예정이었으나 금개위의 설립으로 금융산업개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돼 지주회사의 도입 여부를 조기에 결론짓는 방안을 검토중이다』고 말했다.<최창환·이형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