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ㆍ4분기가 이미 절반가량 지난 상황에서 최근 실적 성장세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는 철강과 화학 업종 기업에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시장을 억눌렀던 굵직한 악재들이 일단락되고 글로벌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유럽경기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3ㆍ4분기에는 이들 실적 개선 업종 대표주가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155개기업의 3ㆍ4분기 실적을 섹터별로 나눈 결과 지난해 업황 침체를 겪었던 산업재섹터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52.10% 늘어나며 두각을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소재섹터에서는 화학주들이 영업이익 성장세로 돌아서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전체 영업이익이 6.59% 증가하며 바닥을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와 유통주들이 모여 있는 경기소비재섹터도 3ㆍ4분기 영업이익 성장률이 50.57%로 높았고 2ㆍ4분기 주춤했던 정보기술(IT)섹터의 전체 영업이익도 183.23% 오르면서 우려보다는 기대감이 실릴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증권ㆍ금융주들이 속한 금융섹터는 3ㆍ4분기 영업이익이 3.23% 역성장을 보일 것으로 조사됐고 에너지섹터도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5.49%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종목별로는 소재ㆍ산업재관련 종목들의 실적이 바닥을 치고 오를 것으로 보인다. 화학주 중에서는 금호석유가 매출액 1조3,5560억원, 영업이익은 67.35% 늘어난 75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한화케미칼도 영업이익이 39.37% 증가한 268억원을 보일 것으로 집계됐다. 철강주 가운데 고려아연의 영업이익이 8.81% 뛴 1,546억원, 현대하이스코는 9.20% 늘어난 96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양호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상선도 흑자전환을 하며 암흑 터널을 빠져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IT주들 가운데서는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42.55% 늘어난 4,23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고 삼성전자도 매출액이 15.41% 뛴 60조2,167억원, 영업이익은 29.09% 늘어난 10조3,184억원으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매출액이 9.25% 늘어난 21조4,619억원, 영업이익은 7.08% 증가한 2조904억원, 기아차도 영업이익 8,97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95%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필수소비재는 오리온이 8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37.93%, 동원F&B가 영업이익 245억원으로 22.24%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3ㆍ4분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는 업종과 종목에 주목하면서 달라진 글로벌 증시분위기에 따라 투자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경기개선의 훈풍을 받는 소재ㆍ산업재들이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내수ㆍ금융 관련주보다는 수출주에 투자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판단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화학업종이 유가가 오르면서 가격 전가력이 생겨 실적개선이 가능하다"며 "중국이 미국과 유럽의 동반 경기개선을 받고 있고 지난해 실적이 바닥을 보였던 소재ㆍ산업재가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8월만 보면 선진국보다는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국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며 "3ㆍ4분기에는 올해 초 전망처럼 화학과 철강 등 소재산업재가 바닥을 탈피하며 주가가 회복되는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타이밍은 3ㆍ4분기 실적발표시즌이 되기 전까지 잡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는 3ㆍ4분기 실적이 나오기 전에 반응하기 때문에 실제실적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미리 기대감이 반영될 것"이라며 "기대감이 반영되기 시작한 소재ㆍ산업재는 한두 달 정도 더 강세를 이어가다 실적발표 후에는 조정을 받을 수 있고 IT의 경우 3ㆍ4분기가 이익고점이라는 평가가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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