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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류숙 황기모아 사장
입력2002-07-01 00:00:00
수정
2002.07.01 00:00:00
"이혼여성 위한 자활 쉼터 만들것"번개 이모, 청주 이모.
전남 구례에 위치한 황토제품 제조사 황기모아의 직원들이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다. 아픈 과거를 치유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내려는 의지에서 옛 이름 대신 별명을 부르는 것이다.
황토를 사용해 의류, 양산 등의 제품을 만드는 이 회사는 전직원이 이혼의 아픔을 가진 여성 16명으로 구성된 중소기업. 이 회사 류숙 사장 본인도 결혼생활에 실패한 과거를 갖고 있어 류 사장은 자기 회사를 '과부촌'이라고 표현한다.
류 사장은 "이혼 여성이 제대로 살아가기 어려운 우리나라 현실에서 누군가는 그들과 함께 할 테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업 초기부터 이혼 여성만을 채용하고 있다"며 "때로는 보호자로서, 때로는 친구로서 서로를 보듬으며 경제적 자립을 통한 자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기모아는 특허기술인 황토염료화 및 황토염색기술을 기반으로 대나무숯 등 천연소재만을 사용해 의류, 양산, 각종 소품 등을 제조ㆍ판매하고 있다.
아토피성 피부질환 예방 및 치료, 살균성 등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 받아 지난 월드컵 전야제 패션쇼에서 소개되기도 했으며, 현재 전국의 6개 대리점을 통해 비교적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1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신제품 개발, 인터넷 판매 등을 통해 매출 확대에 힘쓸 계획이다.
97년 홀홀단신 창업해 현재의 위치까지 온 류 사장은 그간의 고충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류 사장은"직원들의 숙련도가 부족해 잘못 염색된 옷을 태운 적이 수도 없이 많고, 개량한복에 도전했다가 실패하기도 했죠"라며 "하지만 가장 어려웠던 것은 사회적 편견과 여성에 대한 불평등이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류 사장은 정책자금, 금융대출을 받으려고 하면 '왜 남편이 없느냐'라는 질문부터 시작해 이혼서류까지 요구해 그 때마다 속앓이를 했다. 또 자녀가 있는 직원들이 경제적 이유로 양육을 포기할 때는 서러운 눈물도 함께 삼켜야 했다.
아직까지 월급을 받아보지 못했다는 류 사장. 그녀의 꿈은 의외로 간단했다. 류 사장은 "사회적 기업 같은 복잡한 말은 잘 모르지만, 소외당하는 사람들을 언제라도 따듯하게 안아줄 수 있는 공간만은 꼭 지키고 싶다"라며 "회사 규모를 키워 고용 가능한 직원을 늘려 이혼 여성들의 쉼터이자 재활의 땅으로 만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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