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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문화산책]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
입력2003-01-10 00:00:00
수정
2003.01.10 00:00:00
새해가 밝았다. 하늘 아래 새것은 없다는 말도 있지만, 생의 매순간이 꼭 한번 뿐임을 깨닫게 되면 모든 것이 새롭지 않은 것이 없고, 더구나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를 맞이하는 이맘때쯤이면 어김없이 새로운 각오와 다짐이 떠오르는 건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인 것 같다.
새해엔 좋은 사람들과의 소중한 만남이 더 많았으면 한다. 문화공간을 15년 이상 운영해 오면서 매해 다양한 분야에 다양한 뜻과 신념을 지닌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다. 그 만남들 중에는 나름의 소중한 열매를 맺은 것도 있지만, 더러는 서로간의 대화와 이해의 부족으로 아쉬웠던 만남들도 있다. 특별히 아직 문화공간 운영이나 예술경영적 환경과 토대가 열악한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문화기획자들과의 만남은 매번 내 자신에게 중요한 질문을 되새김질 하는 소중한 시간들이 되었다. 나는 왜 문화공간을 운영하려고 하는지, 나라는 사람은 누구인지, 또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인생을 통해 내가 진정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등.
나 자신부터 문화와 예술경영이라는 이 일을 왜 하려고 하는지를 먼저 점검해야만, 생각이 통하고 뜻이 만나지는 사람들과의 만남에 대해 나름의 혜안(?)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세상엔 나와 생각과 뜻이 꼭 맞는 사람을 만나기가 그리 쉽지 않다. 더구나 여전히 학력과 인맥이 사람을 찾는 일에 우선시되는 우리사회에서는 더욱 그런 것 같다. 그러나 한 사회의 구성원이며, 너와 내가 함께 사는 넉넉한 공동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코 학력이나 화려한 경력이 우선이 아닌, 자신의 비젼을 명확히 하고, 왜 하려고 하는지를 자신에게 끝없이 되물어볼 줄 아는 이와의 만남과 생각나누기가 먼저 일 것이다.
새해에는 우리 사회 각 분야에 자신의 비전에 대한 질문을 되새김질하고 자신과 사회의 비전을 새롭게 제시할 수 있는 진짜 일꾼들과의 만남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런 사람들과의 만남이야말로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것들을 회복시켜주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 같다.
<김옥랑(옥랑문화재단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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