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병 줍다가 삼성 합격… 눈물겨운 사연
고난 앞에서도 당당했던 청년들의 무한 도전삼성, 저소득층 특별전형 합격 감동스토리부모 이혼·암 고통 이겨내고 장학금… 가장으로 빈병 수집하며 생활비 마련…대졸 4,500명 열린채용지방대생이 전체의 36%여성비율도 크게 늘어나
김상용기자 kimi@sed.co.kr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삼성의 대졸 신입사원에 합격한 김모씨.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부모님이 이혼하는 아픔을 겪었다. 어린 동생과 함께 할머니 댁에 맡겨진 그에게 불행은 끊이지 않았다. 고등학생 때는 암 선고를 받는 불운까지 겹쳤다.
하지만 그는 항암치료를 이겨내며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학급 회장에 선출되며 활발한 활동을 벌였고 4년 장학생으로 대학에도 입학했다. 그는 남들도 어렵다는 삼성 신입사원에 당당히 합격했다. 학생을 면접한 삼성의 한 인사담당자는 "어려운 환경을 불굴의 의지로 극복한 것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31일 삼성그룹이 공개한 '저소득층 특별전형 사례'를 보면 이 밖에도 열린 채용의 일환으로 올 하반기 대졸 공채에서 첫 도입한 '저소득층 특별전형'에 합격한 지원자들의 감동 스토리가 많다.
특별전형에 합격한 이모씨의 경우 아버지가 초등학교 4학년 때 큰 사고를 당했고 어머니 역시 암에 걸려 투병생활을 하다가 생을 마감하는 아픔을 겪었다. 결국 이씨는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어렵게 대학에 입학했지만 불운은 다시 그에게 찾아왔다. 아버지가 경운기 사고를 당해 다시 병원 신세를 진 것이다. 방위산업체에서 군 복무를 하며 생활비를 마련하고 아버지의 병 간호도 그의 몫이 됐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빈 병 수집부터 목욕탕 청소 등 안 해본 것이 없지만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했다.
저소득층 특별전형으로 합격한 박모씨는 앞을 보지 못하는 아버지, 병에 걸린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면서 꿈을 접지 않고 이번에 당당히 삼성 신입사원 공채에 합격하는 영광을 안았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합격한 220명 모두 가슴 아픈 사연을 안고 있지만 이를 이겨내고 당당히 합격할 수 있었다"며 "입사 후에도 다른 신입사원들과 동일하게 회사에 정착하고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올 하반기 공채에서 처음으로 5%(220명)를 저소득층에서 특별 선발했다.
한편 이날 삼성은 올해 첫 실시된 열린 채용에서 저소득층 가정 대학생, 지방대 출신과 여성의 비율을 늘려 총 4,5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함께 가는 열린 채용' 제도에 따라 전체 신입사원의 36%인 1,600명을 지방대 출신으로, 5%인 220명은 기초 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가정 대학생으로 선발했다.
특히 삼성은 지방대 출신이 적극적으로 공채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 8월부터 대전∙부산∙광주 등을 돌며 채용박람회를 갖기도 했다. 저소득층 특별전형의 경우 620명의 추천을 받기도 했다는 것이 삼성의 설명이다. 여성 채용인력도 올 하반기 총 1,400명으로 전체의 32%를 차지했다. 이는 종전 20%대 수준에서 크게 높아진 것이다.
앞서 삼성은 올 6월 사회양극화 해소 등을 위해 저소득층 대학생 등에게 취업기회를 제공하는 함께 가는 열린 채용 제도를 도입했다. 이번 하반기 공채는 이 제도 도입 후 첫 실시된 사례다. 삼성의 다른 한 관계자는 "앞으로 열린 채용을 지속적으로 추진, 양극화 해소 등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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